▲스웨덴 해적당은 지난해 유럽 의회 선거 당시 스웨덴에서 7.13% 득표로 아멜리아를 비롯한 의원 2명을 배출했다.
김시연
해적당이 출범한 계기는 지난 2005년 7월 스웨덴 정부에서 인터넷에서 저작권이 보장된 자료 다운로드 받는 것이 불법화하면서부터다.
"불법 다운로드를 막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는 한 기자 질문에 아멜리아는 "인터넷 자료 업로드나 다운로드를 자유롭게 하는 건 상식적이며 모든 사람이 당연히 생각한다"면서 "정부에서 규제하는 건 옳지 않고 민주주의에서 인터넷상 전체주의로 가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날 함께 자리한 남희섭 변리사도 "국내 법상 지금은 영리 목적이 아닌 한 개인적으로 영화나 음악 파일을 다운로드 하는 건 허용된다"면서 "하지만 앞으로는 P2P 등 불법 사이트에서 개인이 불법임을 알고 다운로드 받을 경우엔 사적 이용이 아닌 걸로 간주하고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을 정부가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스웨덴에서 논란이 된 저작권법 역시 이처럼 사적인 이용까지 규제하는 내용이었다.
아멜리아는 "지식인층이나 다국적 기업에서 정보를 독점하려는 건 이상한 생각"이고 "인간의 사회 활동을 촉진하고 도움 되는 정보 접근을 막거나 저작권 이름으로 감추려는 것은 이기적인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 반대가 저작권자들의 창작 의지를 꺾는 게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도 아멜리아는 "저작권 반대가 창작 의지를 꺾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매그나튠(magnatune.com), 셀어밴드(sellaband.com), 킥스타터닷컴(kickstarter.com) 등 음악 사이트들 사례를 들었다.
아멜리아는 "이들 음악 사이트에선 독립적인 예술가들과 계약을 맺고 저작권으로 수익을 내지 않으면서도 라이선스 명목이나 라이브 콘서트로 창작자의 창조 의지에 충분한 경제적 보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20일 국회의원 면담... 국내도 해적당 결성 움직임해적당에선 파일 공유와 P2P 네트워킹을 포함해 문화적 창작물의 비영리적 복제와 이용의 완전한 허용, 저작권 보호 기간을 '저작권자 사후 70년'에서 '출판 후 5년'으로 단축하는 등 저작권법 체계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 특허와 의약품 특허는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멜리아는 "의약품 특허는 정치인과 대형 제약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사회 구성원들 모두가 반대하고 있고 연구 개발과 특허권의 인과 관계도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의약품 개발할 때 많은 비용이 드는 임상 실험 비용을 정부에서 대거나 글로벌 공공 펀드를 만들어 의약품 개발자에게 상을 주는 방식(프라이즈 펀드)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아멜리아는 한국에 온 목적에 대해 "한국은 유럽연합보다 작아 민주주의 발전 가능성이 높고 인터넷 연결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정보 접근성도 높다"면서 "한국 정부에서 정보 사용을 활발하게 할 수 있게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멜리아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토크쇼, 강연, 대학 세미나 등에 참석하고 오는 20일 국회를 찾아 최문순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들과도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낼 예정이다. '해적당에 관심 있는 사람들 모임'인 '우리도 해적이다!'(
www.pirateparty.kr)에선 아멜리아 초청을 계기로 국내 해적당 결성도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