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뒷면에 깨알같은 글씨로 적힌 원재료(콩)의 원산지표시.
김학용
수입산 원료로 만든 제품 포장에 '국내에서 직접 짜서 신선한 콩기름'이란 문구를 넣은것에 대해 제조업체는 "누가 뒷면을 보지 말랬나? 속인 것도 아닌데 웬 호들갑?"이라며 반문 할 수도 있다.
물론 '어디서 짰다는 것'이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는 없다. 착유한 기름을 수입해 국내에서 정제작업을 거친 후 재포장하여 파는 제품과는 품질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외국에서 만든 기름을 국내로 들여올 경우,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흐르는 만큼 산패(기름을 공기 중에 장기간 보관했을 때 산소 미생물 습기 등의 작용으로 부패하는 현상)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고 이로 인해 신선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 착유와 정제과정 등 제조과정의 위생 면에서도 국내의 시설과는 달라 품질에 어느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제조장소)보다 중요한 것은 원재료인 콩이 국내산인지 수입산이지, 아니면 GMO(유전자조작) 콩인지의 여부가 소비자의 가장 큰 관심이다. 예전처럼 안심하고 콩을 먹을 수가 없게 된 요즘, 국내에서 만든 제품이라는 점만 강조할 뿐 원산지표시는 잘 보이지 않을 뿐더러 GMO표시는 눈을 씻고 찾아 봐도 없다. 원재료 표기보다는 오로지 '국내에서 만든 제품'인것만 강조하는 있는 것이다.
좋은 재료로 산지에서 만드는 게 제일 좋은 제품이란 것은 기본상식. 콩을 수확하는 곳에서 바로 가공하여 만든 제품이라고 믿고 더 비싼 것을 감수하고 구입한 나처럼, 이렇게 낚인 소비자가 과연 한 둘일까?
국내에서 식용유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콩기름. 순진한 사람들은 지금도 '국내에서 만든 것이라 신선하겠네, 다른 제품보다는 더 좋을 거야'라며 낚이고 있음을 아는가? 이건 분명히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눈속임 광고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살아가는 이야기를 기존 언론들이 다루지 않는 독자적인 시각에서 누구나 공감하고 웃을수 있게 재미있게 써보려고 합니다. 오마이뉴스에서 가장 재미있는(?) 기사, 저에게 맡겨주세요~^^ '10만인클럽'으로 오마이뉴스를 응원해주세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