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솟값 폭등으로 가정에서 자급하는 텃밭에 언론도 관심을 가졌다.
오창균
도시농업의 원조로 불리는 쿠바는 1991년 구소련의 몰락으로 석유공급이 중단되자 심각한 농업위기를 맞았다. 이는 곧 식량위기에 맞닥뜨려야 하는 생존권의 문제이기도 했다. 그동안 석유에 의존한 관행농업을 했던 쿠바는 위기 돌파의 방법으로 도시농업을 선택하여 도시 곳곳의 빈 곳을 텃밭으로 만들며 진정한 녹색혁명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도 쿠바의 도시농업 못지않은 오랜 전통의 텃밭 역사가 있다. '남새밭'이라 불리는 텃밭은 마당의 한쪽이나 집 뒤편 텃밭을 말한다. 이곳에서 푸성귀 같은 채소를 길러 먹었다. 텃밭을 가까이 두고 필요한 만큼만 걷어 오니 싱싱함은 말할 것도 없고, 쌀뜨물이나 요강에 받아둔 오줌을 거름으로 줘서 환경까지 보존했으니 그 혜안이 놀랍다.
이러한 텃밭은 불과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흔한 것이었지만, 산업화와 도시화를 겪으면서 농업은 급격하게 몰락했고, 농민은 농촌에서 도시로 밀려났다. 하지만 농사를 한시라도 떼어놓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경작본능이 있었다. 달동네로 불리던 변두리에서 작은 텃밭들을 볼 수 있었고, 그것도 없는 사람들은 고무함지박이나 나무궤짝 등을 이용한 상자텃밭으로 자급농사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