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까지 마중 나온 김우종 선생
박도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얼빈 하면,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를 연상케 한다. 또한, 이 도시는 일제강점기에 대륙침략 거점으로 남쪽 교외에는 인간 생체 실험을 한 마루타 부대(제731부대)가 있었던 음울한 곳으로, 겨울이면 영하 30~40도를 오르내리는 북국의 고장이다.
오전 07: 45분, 열차 승차 뒤 꼬박 40시간 45분(시차 2시간 포함) 만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내 생애에 가장 긴 열차 여행이었다.
무거운 가방을 끌거나 들고서 출구로 가는데 역 구내 계단에 낯익은 노인이 손을 번쩍 치켜들고 반겨 맞았다.
김우종(사학자, 헤이룽장성위당사연구소장) 선생이었다. 검은 오버코트와 털모자에 장갑을 낀 방한 복장으로 흡사 마오(毛) 주석 같은 모습이었다.
"해삼위(블라디보스토크)에서 수분하(쑤이펀허)를 거쳐 하얼빈에 오는 박 선생의 정성에 감읍했소.""이른 아침에 마중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내 평생 숱한 하얼빈 답사자를 만났지만 선생처럼 해삼위에서부터 곧이곧대로 열차를 타고 온 이는 처음이오. 그 열정에 나도 여기까지 마중을 나오지 않을 수 없었소."안 의사의 의거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