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 (오마이뉴스 자료 사진)
윤성효
김정길 전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표 취임 후 단행한 첫 번째 인사가 원칙과 명분이 없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의 가장 척박한 지역인 영남 지역에서 싸워온 당원 동지들의 명예를 짓밟고 모욕하는 인사"라고 손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국민들 의사를 묻지 않고 4대강 사업을 밀어부치는 이명박 대통령과 영남지역 당원동지들과 지역위원장들의 의견은 묻지 않고 영남 몫 최고위원을 밀어부치는 손학규 대표가 무엇이 어떻게 다르단 말이냐"며 "당대표가 됐다고 첫 인사부터 점령군처럼 해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김영춘 전 의원이 영남 몫 최고위원으로 부적격한 이유에 대해선 "90년 3당 합당 참여 세력"으로 꼽았다. 영남 개혁세력의 대표주자인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자신의 정치이력을 부정한 것이나 다름 없단 얘기였다.
또 김 전 장관은 "김 전 의원은 16대 대선 땐 이회창 후보를, 17대 대선 땐 문국현 후보를 지지하는 등 한 번도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한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차라리 영남 몫 최고위원이라고 안 했으면 영남의 민주당원과 지역위원장들이 이처럼 반발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며 "한나라당으로 당선됐던 김 전 의원을 최고위원에 지명하는 것은 민주당을 내걸고 번번이 낙선했던 저와 당원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 대표가 김 전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지명하며 "(19대 총선 부산 출마를 결의한) 김 전 의원이 희생과 헌신의 정신으로 '제2의 노무현'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손 대표는 단 한 마디의 상의도 없이 영남의 대표성을 일방적으로 지명하는 것도 모자라, '제2의 노무현' 운운하며 영남과 노무현 정신을 능멸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 전 장관은 이어, "6.2 부산시장 선거에서 제가 획득한 44.6%의 지지율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부산에서도 민주당 간판으로 정치를 하려고 한 시점에 부산에 출마한다는 것이 무슨 대단한 결단인 것처럼 왜곡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이것은 단순히 최고위원 자리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의 정체성에 대한 싸움의 문제"라며 "손 대표가 이것부터 바로잡지 않는다면 나는 앞으로 손학규 대표체제의 가장 강력한 비판자로서 민주당의 정체성을 세우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당무위가 구성되는대로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며 "영남의 지역위원장 등이 이에 대해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만큼 추후 행동이 있을 수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김영춘 지명' 후폭풍 시작?... 쇄신연대 "누가 옳은지 토론 필요" 당내에선 이낙연 사무총장 등 당직인선에 대해선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한편, 김 전 장관의 문제제기에 일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정동영·천정배·박주선·조배숙 최고위원 등이 소속된 쇄신연대 측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노무현·김정길 없이는 영남의 민주세력을 말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전국정당화를 하겠다는 것은 한나라당식의 전국정당화가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무차별적인 지역 출신 인사 영입을 통한 전국정당화가 아닌, 원칙과 명분에 맞는 전국정당화가 옳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김 전 장관이 문제를 제기한 만큼 누구의 생각이 옳은 것인지 토론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며 "손 대표가 이 부분에 대해선 의견을 수렴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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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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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길 "김영춘이 제2의 노무현? 영남 능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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