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연
가을이 왔다. 조금 있으면 내가 별나게 좋아하는 간식거리인 군고구마 장수 아저씨도 보일 테지 싶다. 가을은 깊어만 가는데 군고구마 아저씨의 안부가 궁금하다. 작년 겨울에 있었던 이야기 하나 해볼까 한다.
나의 밥벌이 터인 사진관 맞은 편에 몸이 불편하신 아저씨의 군고구마 리어카와 마주해서 고등학생들이 군고구마 리어카를 ;떡'하니 대놓고 퇴근하는 나를 붙잡으며 고구마를 사가란다.
"자네들 군고구마 팔아서 그 돈으로 뭐 할 건데?"
"예! 오토바이 사려고 그래요. 하나만 팔아주세요."
"미안하지만 너희들 내일부터는 여기서 장사하지마라!"
"왜요? 아저씨가 뭔데 여기서 장사를 못하게 해요."
"너희들은 오토바이 사려고 장사를 한다지만 맞은편 아저씨 보이지?"
"예."
"저 아저씨는 여름에는 뻥튀기를 팔고 겨울에는 군고구마를 팔아서 아이 둘과 먹고 산단다. 너희들을 이해는 하지만 저 아저씨는 너희들이 재미로 하는 장사에 생계가 달려 있단다. 이해가 가는가?"
".................!"
"내일부터 다른 곳에서 장사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알았어요! 에이 씨이~~~~"
일부러 퇴근을 늦게 해가며 지켜봤더니 이 친구들이 팔다 남은 군고구마를 일하는 사진관으로 한 봉지 가져왔다. 웬 거냐 했더니 그냥 가져왔단다. 주머니에서 만 원짜리를 한 장 꺼내주었더니 극구 사양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아저씨 오토바이 타시는 것 저희도 다 알아요. 내일부터는 저 아래 면목역 근처에서 장사할 거에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