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거침없이 뻗어나가야 할 생명들이 서슬 퍼런 가윗날에 거세당하고 있다. 차라리 내가 너였으면 좋겠다. 누군가 내 안에 잡것들, 헛것들을 잘라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을, 정원사의 날 선 가위가 사람의 눈으로 무질서한 새싹들을 잘라낸다. 나무는 나무대로 나는 나대로 서럽다. 내 안에 부재중인 진실과 사랑을 복원하려면 내 안에 거짓과 증오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정원사의 가위를 빌리고 싶다. 부지런히 쳐내다 보면 오롯한 열매 하나 열릴 수 있을까? 가을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다.
2010.10.11 15:45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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