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쿠리 시계벽에 걸린 시계는 소쿠리안에서 똑딱똑딱 소리를 내며 8시를 막 지나고 있었다.
박윤희
"사장님, 애호박 2인분, 쌈밥 2인분이요."
비싸다는 쌈채소는 수북이 쌓여 나왔고, 찹쌀을 넣은 것처럼 쫄깃한 밥은 자꾸만 숟가락을 들게 만들었다. 조미료를 넣지 않은 듯 깔끔한 반찬이 입맛을 사로잡았다. 식사를 거의 마칠 무렵, 됐다고 그래도 비싼 '금치'를 한 접시 더 내오시는 사장님의 정에 몇 숟갈 더 먹었다. 후식으로는 쌀로 밥을 되직하게 지어 엿기름을 우린 물을 부어 삭힌 '단술'을 내오셨다. "엄마, 맛이 이상해." 아들과 딸은 한 숟갈 먹더니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덕분에 우리 부부는 단술을 두 그릇이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