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부러진 나무장생의 숲길
김강임
휴양림 입구에서 30m 정도 걸어가니, 오른쪽으로 난 흙길이 있었다. 그 길이 바로 11.1㎞를 여는 장생의 숲길 입구. 수목원을 연상케하는 크고 작은 숲 속에 갖가지 장승이 나그네를 맞이했다. 미로처럼 엮어진 흙길, 도대체 이 초라한 흙길에 무엇이 숨어 있기에 사람들이 끊임없이 걷는 걸까.
울퉁불퉁한 검은 흙길은 볼품이라곤 없었다. 길 옆으로 한줄로 세워높은 돌이 바로 숲과 길의 경계선. 20분쯤 걸었을까. 아름드리 쭉쭉 뻗은 삼나무가 빼꼭하다. 삼나무와 삼나무 사잇길은 직선이 아니라 모두 구부러진 길이었다. 삼나무 꼭대기에서 달려있는 가을 햇빛이 흙길에 빼꼼히 얼굴을 내밀었다.
희끗희끗 보이는 가을햇빛은 양치식물은 돌틈에서 자라나는 양치식물에도 적당한 햇빛을 준다. 적당한 햇빛과 적당한 숲 그리고 적당히 불어오는 해풍, 피톤치드 방출하는 삼나무, 사람들은 이 길이 바로 '심폐기능을 강화시키는 길이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