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스튜디오의 방문객을 위해 찍어준 공영석선생님의 사진들
이안수
자신의 문리적 노화와 현실인식 사이에 괴리가 존재했던 것입니다. 누구나 나이든 자신의 모습을 쉽사리 인정할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은 여전히 젊은데 얼굴이 이렇게 노인의 모습이라니!'
그래서 그 분은 사진을 받아가질 않았답니다. 사실 마음보다 몸이 더 빨리 노화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여러 번입니다. 간혹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과 마음을 트고 얘기할 때면 그 분들이 여전히 소년, 소녀의 마음을 간직하고 계신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이마의 주름은, 마음은 여전히 청춘인데 이렇듯 오랜 시간 치열하게 살아왔구나, 하는 훈장 같은 것이지요. 그 훈장을 거부할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물리적 처치로 그 훈장을 반납하는 것도 참 부자연스러운 모습 같기도 하구요.
저는 주름 없는 노인보다 겹겹인 주름 속에서도 항상 신선한 발상과 실천으로 젊은이들을 오히려 놀라게 하는 어르신들이 훨씬 아름다워 보입니다. 백발의 공 선생님이 저를 사진 배경막 앞에 앉혔습니다. 공 선생님은 저를 찍고 저는 포니테일의 흰 백발, 공 선생님을 찍었습니다.
공 선생님의 이마에 네댓 줄의 주름이 선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