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영호에서모슬포항-가파도 가는 정기여객선 삼영호
김강임
9월의 마지막 주말 오전 11시, 모슬포 항에 삼영호가 도착하자 여행객들이 술렁였다. 11시에 떠나는 삼영호는 마라도를 거쳐 가파도 가는 정기 여객선. 하지만 이 배는 95%가 마라도로 떠나는 사람들이었다. 이 배에 탄 사람 중 가파도로 떠나는 사람은 오전 9시에 떠나는 가파도행 여객선을 놓친 사람들이다. 1, 2층을 이룬 꽉 채운 여행객들은 바다만 바라봤다.
승선한 지 30분이 지나자 마라도에 도착했다. 마라도 가는 사람들이 빠져 나가자, 삼영호에는 마라도에서 가파도 가는 사람들과 가파도를 거쳐 모슬포로 들어가는 여행객들로 물갈이됐다.
낮 12시, 뱃고동 소리가 들리더니 삼영호가 가파도 상동선착장에 뱃머리를 댔다. 가파도에 내린 사람들은 대부분 제주올레 10-1코스를 걷기 위한 올레꾼들. 배낭 하나 짊어지고 운동화를 신고 모자를 쓴 사람들은 가파도 섬길을 걷기 위해 얼마나 많은 날들을 기다렸을까.
상동포구를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가파도 해안선 길이는 4.2km, 섬의 최고점이 20.5m인 점을 감안하면 가파도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낮은 섬이라는 말이 짐작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