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길 "한 달 뒤 배추 값 폭등 해소, 걱정 덜어도 돼"

한나라당 전현직 대변인들 나서 '4대강 사업→채솟값 가격 상승' 도식 깨기 안간힘

등록 2010.09.30 18:22수정 2010.09.3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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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흥길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오른쪽).
고흥길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오른쪽).유성호
고흥길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오른쪽). ⓒ 유성호

배추를 비롯한 채소 가격의 유례없는 폭등에 대해 정책위원회 의장이 다소 낙관적인 가격 전망을 내놓는 등, 한나라당은 4대강 사업이 채솟값 폭등의 원인이라는 인식을 불식하는 데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고흥길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채솟값 폭등을 언급하면서 "농수산식품부의 전망에 의하면 한 달만 지나면 사실상 새로운 물량이 출하되기 때문에 과거보다는 비싸겠지만 그렇다고 지금과 같이 10배, 5배 가격이 되는 그런 폭등성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 의장은 이어 "작년보다는 한 20~30% 정도 올라간 가격이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은 해소되지 않겠느냐 하는 좀 낙관적인 견해가 있었다"며 "그래서 너무 이 문제에 대해 걱정을 안 하시면 안 되겠지만, 덜 하셔도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 의장은 농림수산식품부의 전망을 근거로 채솟값 폭등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지만 한나라당은 하루 전 당정회의에서 긴급수입, 조기출하 물량 확대 등을 주문하고 중간 유통과정에서 불공정 행위 단속 등을 정부에 촉구하는 등 채소 가격 안정대책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4대강 사업 → 채소 재배지 감소 → 가격 상승' 도식 깨기 안간힘

 

특히 '채솟값 폭등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해 강 유역 채소 재배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급부상하자, 한나라당은 이를 차단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고 의장 뿐 아니라 전·현직 대변인들이 나서서 야당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안형환 대변인이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줄어든 채소 재배면적은 1.4%밖에 안 된다"고 반박 논평을 내놓은 데 이어 대변인 출신인 나경원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배춧값의 폭등은 폭염과 늘어난 강우량 때문에 고랭지 배추 생산량이 작년 대비 약 29% 줄어서 발생한 것임에도 (야당은) 또 4대강을 탓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나 최고위원은 "야당이 모든 것을 이렇게 4대강으로 돌리는 것은 결국 '양치기 소년 야당'이 되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런 주장을 계속 반복한다면 더 이상 야당의 주장에 귀 기울이는 국민도, 신뢰하는 국민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은희 대변인도 이날 낸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집권 10년 시절 수차례나 채솟값의 폭락과 폭등이 거듭되었던 사실을 잊었느냐"며 "쇠고기보다 2배 가까이 비싼 상추, 반의반 토막이 난 채솟값으로 채소농가가 밭을 갈아엎어야 했던 공황상태가 바로 민주당이 집권하던 시절의 일"이라고 적극 공세를 펼쳤다.

 

한나라당은 '채솟값 폭등의 근본 원인은 날씨 탓'이라며 4대강 사업과 연관성을 부정하고 있지만, '채솟값 폭등과 4대강 사업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4대강 사업과 채솟값 폭등의 연관성은 농림수산식품부도 지적한 바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17일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배추의 9월 중순 산지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고, 이 중 9%포인트는 재배면적 감소에, 20%포인트는 단위면적 재배 수량 감소(작황 불량)에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2010.09.30 18:22ⓒ 2010 OhmyNews
#채솟값 #고흥길 #나경원 #안형환 #배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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