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남해안산책로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힐 만한 명품 산책길이다.
김종길
제일 먼저 맞닥뜨리는 건 거대한 해식동굴이다. 두 개의 동굴이 있는데, 바닷물이 깊숙이 들어와 있어 동굴과 동굴 사이에는 다리를 놓았다. 깊게 울리는 파도소리는 소름마저 끼친다. 시커먼 화산석과 대비되는 짙은 옥빛 바다는 시리도록 푸르다.
동굴을 지나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가을의 문턱인데다 어둠이 내렸는데도 날씨는 여전히 무덥다. 땀을 식히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백 미터의 거대한 암반이 바다 위로 솟아 있고 저마다 다른 형상을 하여 기묘한 풍광을 연출한다. 벼랑에 매달인 나무는 위태로이 녹색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