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자식연합 기관지 <인당수>.
화면캡쳐
- 패러디나 풍자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 궁금하다. 또 MB 시대의 풍자에 대해서도.
"패러디는 육두문자나 쌍욕이 들어가서는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 영상, 게임 등 장르에 대한 제약도 없어야 하고. 이유인 즉 패러디는 기본적으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이기 때문에 자기가 가진 깜냥을 총 동원해서 되도록이면 레벨을 높여야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정부차원에서 애들한테 무슨 패러디를 가르친다고 주접을 떤 경우가 있었는데, 패러디야말로 자유롭고 제약없는 상황에서 나올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우리가 가카를 까더라도 쥐박이니 '이명박 XXX' 같은 표현을 안 쓰는 이유는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잠시나마만의 감정적 희열, 그 뒤에 남는 찝찝함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한테 그렇게 다가가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없고. 우리가 '수꼴'을 왜 욕하냐. 근거도 없이 육두문자가 튀어나오는 그 졸렬함 때문에 이성 이전에 감성이 마비되는 거 아니냐. 패러디는 기본적으로 위에서부터의 시선이어서 그 나름의 품위는 반드시 유지해야 되는 거다. 정 품위유지가 힘들면 최소한 쌍욕이나 육두문자는 좀 배제하고 들어가는 게 낫다. 가카나 쥐마저도 쌍욕의 범주에 넣자고 하면 할 말은 없다."
- 지난 지방선거 이후 트위터와 대자연 분위기는 어떻게 달라진 것 같고, 또 앞으로는 어떻게 전망하나? "20~30대가 주역이 되었다는 통계자료를 가지고 트위터가 뭔가 이루어냈다는 생각이 트위터상에는 존재하는 거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이전의 웹 베이스와는 뭔가 다른 움직임이 있었으니까. 뭐 우리 당원들도 나름 한 삽 거들었다고 좋아 한다."
- 원래 이렇게 정치적인 인간이었나? "(그런 거) 전혀 없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먹고사니즘'에 빠져 살면서 정치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었다."
- 앞으로 대자연, 그리고 인당수를 어떻게 키우고 싶나? 대한민국어버이연합에 버금가는 '단체'로 만드셔야 하지 않겠나? 하고 싶었는데 140자 제한에 걸려 하지 못한 얘기가 있다면 덧붙여 달라. "무슨 계획을 따로 가지고 있거나 어떤 목적성을 띠고 싶지는 않다. 프레임을 가지고 바람을 일으키는 일 따위도 구식이고 추하다고 본다. 내용상으로 좋은 이슈가 있고 건설적이라면, 또 메시지의 형태가 쿨하면 받아들여지고 추하면 버려지지 않나싶다. 난 촛불집회는 커녕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 김대중 대통령 국장도 집에서 TV로만 본 사람이다. 굳이 몸을 움직여서 어떤 무브먼트에 참여해야만 그것을 참여로 인식하는 자체가 정말로 말도 못하게 구식이라고 본다. 결국 뜻 맞는 사람 중에 오프라인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만 끼리끼리 모여서 자기들끼리 기 모으고 끝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실제로 이 나라의 움직임에 동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집에서 하루 쉬는 귀찮음을 털고 일어나는 유권자이지, 앞에 나서서 나팔불어대는 사람은 아니라고 본다. 또 그 '귀차니즘'에 물든 유권자들은 온라인을 통해서 보다 더 상호소통적이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교환할 수 있으며 건설적이며 효율적이지 않을까 한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괄적인 담론이고 특정한 사항이 생겼을 경우에 이를 알리려 앞에 나서는 사람을 무시하는 발언은 아니다. 다만 앉아있는 사람 싸잡아 욕하려 드는 돼먹지 못한 행동가들이 그만큼 현실의 정치에 환멸을 느끼게 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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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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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만? '유명환 패러디' 금세 묻힐줄 알았다 '이명박 XXX' 안 써도 품위 있는 풍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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