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정사
김찬순
가을 금정산은 '억새산'
지난 23일 이른 아침 산벗 대장 형님의 전화를 받고 부산 금곡 전철역에서 만나 금정산을 향했다. 금곡역에서 걸어서 당도한 금정산 소재 원효정사 산문을 지나자 코스모스, 구절초 등 희끗희끗 바람에 날리는 억새들이 산나그네를 반겼다.
울긋불긋 물든 나뭇잎이 바람이 불때마다 우수수 떨어지고, 나무들이 하나 둘 잎을 버리는 상수리나뭇가지에는 아기 청솔모 아기 다람쥐들이 쪼르르 이 나뭇가지에서 저 나뭇가지를 바쁘게 옮겨 다니는 것이 너무 귀여워서 모두들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미소로 지켜보았다.
금정산은 오를수록 더 깊이 산이 사람을 애타게 부르는 산같다. 정말 사계절따라 산이름이 달라지는 금강산처럼,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좋은 산이다.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 여름에는 금정산 등산을 거의 하지 못했다. 너무 더워서 산의 입구의 계곡에서 털썩 주저 앉아 버리곤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