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 가기 직전 자전거도로. 눈앞에 시원한 풍경이 펼쳐진다.
성낙선
9월 18일 (토)어제는 지독히 피곤한 하루였다. 도로 위에서 날것으로 들이마신 이산화탄소의 양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과도했던 게 틀림없다. 오후 9시가 넘어 숙소로 찾아들었을 때 이미 파김치가 되어 있었다. 기사를 작성하다가 두 번인가 세 번인가를 졸았다. 정말 까무러칠 것처럼 졸렸다. 그래도 손은 계속 컴퓨터 자판에 올라가 있었다.
말인지 소인지 알 수 없는 글을 대충 끄적여 놓고 바로 침대에 고꾸라졌다. 그 사이 써놓은 기사마저 날리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이던지. 그때가 오전 2시. 오전 5시 30분경에 잠깐 다시 눈을 떴다. 아무래도 기사를 완성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시계를 보고는 30분만 더 자고 일어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다시 눈을 뜬 게 오전 8시였다. 잠깐 눈을 붙였다 싶은데 그새 2시간 30분이 흘렀다. 부랴부랴 컴퓨터를 켰다. 늦어도 9시 전에는 송고를 마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전 시간을 내내 기사를 작성하고 송고하는 일로 보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마음이 급해서 그런지 컴퓨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기사를 마무리하고 나서, 마지막으로 사진 편집까지 끝마치는데 1시간이 더 걸렸다. 사진을 기사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자꾸 프로그램이 다운이 돼 껐다 켜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해서 기사를 송고하는 데 2시간이 걸렸다. 그때가 오전 10시. 늦어도 너무 늦었다.
비로소 씻고 닦고, 있는 짐 몽땅 챙겨서 나오려는데 이번에는 핸드폰이 내 발목을 잡았다. 지난 밤 분명히 머리 옆에 두고 잤는데, 그 놈이 간다만다 소리도 없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짐을 죄 뒤져보다 없어서 침대 밑까지 살펴봤는데 감감 무소식이다.
할 수 없이 카운터에 내려가 내 핸드폰으로 전화를 부탁했다. 그제서야 그 놈의 핸드폰이 침대 밑에서 백짓장처럼 하얀 얼굴로 시커먼 몸을 부르르 떨고 있는 게 보였다. 참 어처구니가 없었다. 누군가 아는 체를 해줘야 그때 가서 겨우 입을 여는 그 맹한 놈이 어떻게 해서 저 혼자 그 어두운 침대 밑까지 기어들어갈 수 있냔 말이다.
그렇게 해서 숙소를 나올 수 있었던 시간이 오전 11시였다. 한순간 맥이 빠져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겠기에 열일 다 제쳐두고 먼저 식당을 찾았다.
딱 '50%'만 딴나라 느낌이 나는 송도국제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