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보 관리수위 3m로 낮춰야 습지화 없다"

박재현 교수, 부산지법 '낙동강 소송' 6차 공판에서 주장

등록 2010.09.17 19:44수정 2010.09.1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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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지하수위 상승)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4대강 정비사업 '낙동강 소송'(하천공사시행계획취소소송) 6차 변론공판이 17일 오후 부산지방법원 306호 법정에서 부산지법 제2행정부(재판장 문형배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원고(4대강사업위헌·위법심판을위한국민소송단)·피고(국토해양부) 측 변호인과 증인들은 4대강사업이 주변지역 지하수위 상승에 영향을 끼칠 것인지를 두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원고 측은 정남순·박서진·전종원·이정일 변호사, 피고 측은 정부법무공단 소속 서규영 변호사가 중심이 되어 심문했다.

 

 경남 창녕군 길곡면 오호리에서 진행 중인 '4대강 사업' 함안보 공사 현장.
경남 창녕군 길곡면 오호리에서 진행 중인 '4대강 사업' 함안보 공사 현장.권우성
경남 창녕군 길곡면 오호리에서 진행 중인 '4대강 사업' 함안보 공사 현장. ⓒ 권우성

 

원고측 증인으로 출석한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는 낙동강 합천보로 인해 합천군 덕곡면 일대 36만 평의 농경지가 지하수위 상승의 영향을 받게 될 것라고 밝혔다. 또 그는 당초 관리수위를 7.5m에서 5m로 낮춘 함안보의 경우 3m로 해야 침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정부 측은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덕곡면 주민들은 침수 우려를 제기하며 합천보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농경지 리모델링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농민들은 거부한 상태다.

 

박 교수는 함안보로 인한 주변지역 침수 우려를 제기해 왔다. 그동안 수자원공사는 '함안보로 인한 침수지역은 없다'고 버티다가 결국 관리수위를 낮추었다. 합천보의 경우 덕곡면 일대 농경지가 침수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은 있어 왔지만, 구체적인 피해 면적이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재현 교수 "정부 측 모형검증 자료 신뢰할 수 없어"

 

박 교수는 정부 측의 지하수 관련 예측 자료를 받아 분석하고, 자신이 함안보와 합천보의 지하수위 변동을 분석한 자료를 중심으로 답변했다. 정부 측 자료에 대해, 박 교수는 "상세한 수치 자료가 부족했다"면서 "모형검증에 있어 사용한 관측정에 대한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함안보와 관련한 지하수위 상승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자신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우물 등 총 7개 지점의 수위 변동 상황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함안보에 대해, 그는 "지난 1월 수자원공사에서 계획관리수위를 7.5m에서 5m로 낮추는 것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한 바 있으며, 이때 발표한 결과는 새롭게 침수 시뮬레이션을 수행해 산정된 결과라고 했다"면서 "그러나 침수면적 산정 방법이 제시되어 있지 않았고, 평가의 정밀도를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박 교수는 법정에서 "함안보의 관리수위를 5m로 낮추었지만 침수지역이 발생한다. 3m로 낮출 경우 침수 지역은 없다"고 증언했다.

 

이후 박 교수는 기자를 만나 "정부 측의 실시설계서(턴키보고서)에 보면, 함안보 공사를 맡은 지에스(GS)건설 측이 실험한 자료에는 3m로 낮출 경우 습지화 우려 지역이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면서 "이는 정부 측은 함안보 관리수위를 3m로 해야 농민 피해지역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관리수위 3m'와 관련한 자료에 대해, 증인으로 출석한 정남정 한국수자원공사 4대강사업본부장은 "처음 보는 자료다. 함안보에 대해 관리수위를 3m로 하는 것에 대해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합천보에 대해, 박재현 교수는 "지하수위 상승으로 인한 주변 농경지 침수가 우려된다"면서 "현재 관리수위는 10.5m인데, 공사를 그대로 진행할 경우 지하수위는 12m까지 상승하게 된다. 그러면 합천 덕곡면 율지리 등 4개 마을 전체 농경지가 45만 평인데 이 중 36만 평이 습지화된다"고 제시했다.

 

이날 원고-피고 측 변호인들은 지하수위 상승 관련 측정 방법과 자료 등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다음 공판은 10월 22일 오후 2시 30분에 열리며, 이때 양측이 그동안 제기된 침수와 수질 문제 등에 대해 총정리하기로 했다.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함안보 #낙동강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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