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 식당 뷔페식 아침식사. 전통 중국음식 같았습니다. 목이버섯 요리와 만두, 조 죽 맛은 지금도 뒷맛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조종안
아침 식사는 뷔페식이었다. 반찬 종류는 한국과 비교할 수 없지만, 나무껍질 위에서 야생으로 자란다는 목이버섯 무침은 별미였다. 특히 다진 고기가 들어간 만두와 담백한 조(좁쌀) 죽은 음식궁합이 환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솔자는 연길에서 백두산까지는 4시간 넘게 걸린다며 식사가 끝나면 곧장 짐을 챙겨 호텔 앞에 모여 달라고 당부했다. 차를 마시며 환담할 여유도 없이 방으로 돌아가 가방을 가지고 나오니까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연길(옌지)에서 백두산 가는 길전날 타고 다닌 버스는 팔걸이가 떨어져 불편했는데 새 차라서 좋았다. 버스가 출발하는데 시계를 보니까 8시였다. 인솔자는 백두산 천지를 둘러보고 하늘나라의 첫 동네로 불리는 '이도백하'에서 1박할 것이라고 일정을 설명했다.
출근 시간이어서인지 연길의 아침은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바쁘게 움직였다. 연변자치주만 해도 3백여 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어 취직이 잘 된단다. 버스는 조선족이 다니는 조양소학교를 지나 도심을 벗어났다.
용정이 가까워지니까 세전벌이 펼쳐졌다. 8월 중순인데 벼들이 누렇게 익어가고 있었다. 연변자치주에는 큰 벌이 세 개 있는데 용정의 '세전벌', 훈춘의 '훈춘벌', 화룡시에 있는 '평강벌'이란다. 선조들이 일제의 핍박과 가난을 피해 맨손으로 정착하여 손발이 부르트도록 땅을 일구고 씨를 뿌리며 가꾼 자랑스러운 황금들녘을 보면서도 마음은 무거웠다.
세전벌을 지나니까 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사과배'를 재배한다는 '맘모 과수원'이 나타났다. 잘 다듬어진 잔디 운동장이 떠올랐다. 그곳에서 출하되는 사과배는 중국의 배 품평회에서 3년 연속 우등상을 차지했을 정도로 품질이 좋단다.
가이드는 원래 돌배나무밖에 없었는데, 조선 북청에서 이주해온 최범규라는 사람이 고향집에 갔다가 뒷산의 배나무 한그루를 가져와 접목해서 6년 만에 열매가 열렸는데 크기가 사과만 하고 햇볕을 받은 쪽이 붉어 '사과배'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구자'와 '고향의 봄' 합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