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가 KT를 통해 국내 출시된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사옥 올레스퀘어에서 예약가입자들이 아이폰4를 만져보고 있다.
유성호
"오늘 KT 청문회 비슷하게 됐다. 아이폰이 계기가 되긴 했지만 종착점은 이용자 보호나 편익이 돼야 한다."
아이폰4 국내 출시에 맞춰 애플 '리퍼비시(Refurbish; 재생산품)' 제도가 새삼 도마에 올랐다. 14일 오전 10시 종로 서울YMCA 대강당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주최로 열린 '이동전화 단말기 A/S(사후관리) 개선 토론회' 표적은 단연 '아이폰'이었다. 토론 패널뿐 아니라 청중 질문까지 KT에 집중되자 사회자도 결국 이렇게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폰 리퍼 제도 겨냥한 'A/S 가이드라인' 공개KT와 애플은 지금까지 아이폰이 고장 나거나 파손되면 직접 수리해주는 대신 재생산품인 이른바 '리퍼폰'으로 바꿔줬다. 문제는 부품 교체 같은 간단한 수리조차 안 되다 보니 무상 보증 대상이 아니면 최소 29만 원에서 최대 83만 원에 이르는 리퍼 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해 고객 불만이 적지 않았다.
방통위에서 이날 공개한 '이동전화 단말기 A/S 가이드라인' 초안 역시 외산 스마트폰 사후 관리에 대한 사업자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었지만, 사실상 아이폰 '리퍼비시' 제도를 겨냥하고 있었다.
하지만 KT가 한 발 빨랐다. 아이폰4가 출시된 지난 10일부터 KT가 위탁해온 사후관리 업무를 애플 A/S센터로 넘기고, 국내에서도 '부분 수리'를 해주기로 한 것이다. 자연 이날 토론회도 김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날 김윤수 KT 공정경쟁담당 상무는 "그동안 아이폰 부분 수리가 안 돼 고객 불만이 많았다"면서 "아이폰4 출시와 함께 전국 60개 애플 A/S센터를 통해 부분 수리도 가능하고 KT 대리점에서 A/S를 맡기고 찾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부분 수리는 디스플레이, 케이스, 배터리, 모터 등 각 부분별로 부품 교체가 가능한 것에 한정될 것으로 보이며, 부분 수리가 어렵거나 이용자가 원할 경우 '리퍼폰'으로 바꿔주는 제도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김윤수 상무는 "그동안 리퍼비시가 마치 중고폰으로 바꿔주는 것으로 오해돼 곤욕을 치렀다"면서 "리퍼폰은 고칠 때 새 제품과 동일한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남이 쓰던 중고품이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