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고지 등대너머로 지평선에는 용모양의 구름이 걸려있다.
심명남
어제 삼치낚시에 이어 오늘(13일)은 갈치낚시에 들어갔다. '준비가 너무 완벽하면 고기를 못 잡는다'라는 말은 꾼들 사이의 불문율이다. 또한 어부들 사이에도 고기 담는 그릇이 너무 크면 그날은 꼭 담을 고기가 없다는 말이 떠돈다. 이는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도 큼을 비유하는 말이다. 원래 기대하지 않고 횡재했을 때의 즐거움이 더 큰 법이다. 일행들 역시 저마다 여러개의 고기 담는 그릇을 준비해 왔다. 그래서인지 사실 예감이 별로 좋지 않다.
삼치낚시에 기대가 워낙 컸던 터라 사실 갈치낚시는 별다른 준비를 못했다. 일행이 가진 것은 볼락, 열기용 카드채비에 손줄 낚시가 전부다. 물론 미끼도 그 흔한 크릴도 준비를 못해 카드채비에 붙어있는 루어로 고기를 잡아야 할 판이다.
미끼도 없이 은빛 갈치 낚시에 빠지다삼치낚시가 끝나고 날이 저물기를 기다렸다. 갈치낚시를 하기 위해서다. 갈치의 씨알이 가장 굵은 시기는 11월이지만 9월은 가장 많은 마릿수가 나오는 시즌이다. 원래 갈치라는 놈은 무리를 지어 갯바위와 방파제 가까이 들어 왔다가 먼 바다로 가는 회유성 어종이다. 낮보다 밤에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여름과 가을 방파제에서 밤 낚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갈치는 물때와 포인트에 관계없이 활성도가 좋을 때는 아주 쉽게 낚아 올리는 고기다.
특히 대부분의 물고기는 좌우로 움직이는데 갈치는 상하로 움직이면서 입질을 하니 낚시줄을 넣고 위·아래로 움직여야 잡을 수 있다. 테크닉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