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파스가 지나간 충남 예산의 사과 농장. 농민들은 낙과보다 나무에 남아 있는 과실들을 돌보는데 힘을 쓰고 있었다.
빛트인
우리는 낙과에 관심과 우려를 갖고 내려왔는데, 오히려 이 분들의 걱정은 '나무에 남아있는 사과들의 판로'였다. 홍로라는 품종의 경우 1년간 농사를 지어 이제 본격적인 수확을 딱 1주일 앞두고 있었는데, 이렇게 태풍이 와서 사과 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갔으니 농민의 한숨의 깊이야 어지간하겠는가. 아마 소비자들도 곧 폭등하는 사과 가격에 놀랄 것이다. 우리가 만난 농민들은 애써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그 속에 눈물이 있는 것만 같아 더더욱 무엇인가 할 일이 없을까 머리를 굴렸다.
먼저 블로그에 태풍 곤파스로 피해를 입은 농가의 사진을 포스팅하고 트위터에 올렸더니, 작가 이외수씨와 독설닷컴 기자 고재열씨가 해준 알티(RT, 리트윗) 덕분에 포스팅 한 날 조회수가 500건을 넘었다(
http://goodbroker.tistory.com/1). 많은 시민들이 태풍 피해 농가의 시름에 공감했고, 적극적으로 구매를 하겠다고 하신 분들도 계셨다.
직접 소비자를 만나 판매를 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다가, 11일에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project : 청춘비상 - 세상을 바꾸는 천 개의 직업'이라는 강연회 부스에서 판매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 강연회에서 빛트인(between)도 부스를 만들기로 했는데, 이 때 빛트인 홍보와 함께 사과를 팔면 좋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준비기간, 1주일. 11일에 강연회에서 사과를 팔기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일하느라 쉬는 시간 없는 1주일을 보냈다. 사과를 받는 사람의 얼굴, 그리고 사과를 우리에게 넘겨준 농민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육체피로를 견뎠다.
단호박 파느라 살이 쪽 빠졌지만, 이래 사는 내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