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사찰 안양사 터 사적지 지정 추진

안양시, "문화재청과 협의"...7일 박물관 건립계획 수정 자문회의 열려

등록 2010.09.06 14:19수정 2010.09.0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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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유유 안양공장 부지에서 찾아낸 '안양사'(安養寺) 절 터
(옛)유유 안양공장 부지에서 찾아낸 '안양사'(安養寺) 절 터최병렬
(옛)유유 안양공장 부지에서 찾아낸 '안양사'(安養寺) 절 터 ⓒ 최병렬

경기 안양시 (옛)유유 안양공장 부지에서 찾아내 '안양사'(安養寺) 절 터에 대한 사적지 지정이 추진된다. 하지만 근대건축유산으로 평가받는 절터 위 건물을 보전해 (가칭)김중업 박물관 및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하려던 사업은 무산될 위기에 놓여 안양시가 고민에 빠졌다.

 

신라 제42대 흥덕왕(興德王) 2년인 827년 세워진 중초사(中初寺) 절터로 알려져 왔던 이곳에서 경기서남부에서 보기드문 대규모 사찰인 고려 태조 왕건(877~943)이 900년에 지은 안양사 터가 1100년만에 시굴됐다. 이에 따라 신라시대 중초사 위에 고려시대 안양사 그리고 1959년 한국의 손꼽히는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제약공장이 이곳에 지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안양시는 6일 "안양사 터에 대한 시굴 면적을 확대해 사적지 지정 신청을 하기로 문화재청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시는 최대호 안양시장 주재로 '안양사' 터 시굴작업을 맡았던 재단법인 한울문화재연구원, 시민사회단체, 문화재위원, 교수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굴 면적 규모와 그동안 추진하던 박물관 건립계획 수정을 위한 자문회의를 오는 7일 갖기로 했다.

 

자문회의에서는 사적지 지정에 따른 박물관 및 복합문화예술공간 조성사업에 대한 타당성과 기존 공장건물 19개 동 가운데 철거대상 건물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안양사명문와편'(安養寺銘文瓦)
안양사명문와편'(安養寺銘文瓦) 최병렬
안양사명문와편'(安養寺銘文瓦) ⓒ 최병렬

 

안양사 사적지 지정과 근대건축유산 보전 해법 고민이네 

 

(옛)유유 안양공장 부지에서는 시굴조사를 통해 안양사명문와편'(安養寺銘文瓦)과 '신증동국여지승람' 기록속에 나오는 안양사 7층 전탑(塼塔) 등이 발견돼 사적지로 지정되면 국가유물로 귀속돼 운영·관리 예산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양시가 국·도비 지원을 받아 추진해 온 복합문화공간 조성 사업의 수정은 물론 유물 추가 확인이나 보존을 위해서는 공장 건물 철거도 불가피해 보여 고민이 적지 않다.

 

문헌상으로만 전해져 온 '안양' 지명의 유래인 '안양사' 절터 흔적이 1100년만에 실체를 드러내면서 안양시의 뿌리이자 정체성을 인식시켜 줄 안양사 발굴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상하면서 근대건축 유산으로 평가받는 공장 건물 보전과 충돌되기 때문이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지난 8월 안양사 터 시굴 현장에서 "안양사 발견은 안양의 역사와 뿌리를 찾는 중요한 계기로 전문가들과 논의해 문화재도 보존하고, 근대건축물로 평가받는 김중업 작품도 살릴 수 있는 윈윈(Win-Win) 방안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말한바 있어 자문회의에서 어떤 결론을 도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양사 터를 촬영한 항공사진 자료 안양사 흔적이 발굴된 구 유유 안양공장에서 마애종이 자리한 예술공원 주차장 주변 일대가 모두 절 터로 추정되고 있다.
안양사 터를 촬영한 항공사진 자료안양사 흔적이 발굴된 구 유유 안양공장에서 마애종이 자리한 예술공원 주차장 주변 일대가 모두 절 터로 추정되고 있다.최병렬
▲ 안양사 터를 촬영한 항공사진 자료 안양사 흔적이 발굴된 구 유유 안양공장에서 마애종이 자리한 예술공원 주차장 주변 일대가 모두 절 터로 추정되고 있다. ⓒ 최병렬

한편 안양시는 유유 안양공장이 지방 이전을 꾀하며 매각을 추진하자 지난 2006년 7월 유유 공장에 대한 문화재적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07년 5월 ㈜유유산업의 공장 건물 19채와 부지 1만6243㎡를 240억1000여만 원에 매입했다.

 

안양시는 이를 활용해 국·도비 지원을 받아, 오는 2011년 12월 개관을 목표로 (가칭)김중업 박물관 및 복합예술공간을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시굴 조사를 벌여왔으나 안양사 절터가 발굴됨에 따라 사업의 수정과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유유공장 건물은 한국의 손꼽히는 건축가 김중업(金重業,1922∼1988)이 설계하여 1959년 5월 준공한 산업건축물로 국전작가 박종배씨의 모자상, 파이오니아상 등 예술작품이 건물 외벽에 자리되는 등 근대문화유산으로 등재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양 #안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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