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을 닮았다 하여 빅토리아연꽃이라 이름지어진 연꽃, 드뎌 빅토리아 왕관을 보여 주었다.
조정숙
경기도 시흥시 하중동에 있는 관곡지는 밤마다 몸살을 앓는다. 밤에만 핀다는 빅토리아연꽃을 찍기 위해 모여드는 사진가들 때문이다. 빅토리아 연꽃은 2박 3일에 걸쳐 피는 꽃이다. 시흥시가 작년까지만 해도 여러 개의 연못에 나누어 빅토리아연꽃을 심었는데, 올해는 한 곳으로 모아 빅토리아연꽃을 심어 사진가들이 모이는 장소가 정해져 있다.
빅토리아연꽃은 첫날은 하얀색으로 피고, 다음날 낮에는 오므렸다가 저녁이 되면 다시 분홍색으로 핀다. 다음날 다시 오므렸다가 밤이 되면 다시 피기 시작하는데 장시간에 걸쳐 화려한 왕관을 만든다.
새벽녘까지 기다려 멋진 왕관을 보여주면 다행이지만 꽃을 피우다가 물 속으로 잠기면 헛걸음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보름째 찾아왔다는 사람, 한 달째 찾아왔다는 사람…. 모이는 사람마다 각자의 경험을 나누며 인사를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