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과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종편 공청회장에 들어선 최시중 위원장이 상임위원 자리 배치에 역정을 내고 있다.
김시연
"자리를 왜 이렇게 배치해 놨나. 우리는 이 자리에 청중으로 왔다."종편 공청회 첫날 스타는 '조중동'도, 발제자도 아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었다. 최 위원장이 이날 공식적으로 꺼낸 말은 이 한마디에 불과했지만 이날 분위기를 장악하기엔 충분했다.
최시중 위원장, 자리 문제로 초반 기선 제압2일 오후 2시 30분 경기도 과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SIDI) 대회의실에서 '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승인 기본계획안 공청회' 첫날 행사가 시작됐다. 여기엔 예비 사업자들만 패널로 참석했다. 150여 청중석 역시 대부분 취재진이나 언론사 직원들로 가득 찼다.
시간 맞춰 공청회장에 들어선 최 위원장이 미소를 머금은 것도 잠시, 이내 얼굴 표정이 굳어졌다. 이날 공청회를 참관하기로 한 방통위 상임위원들 자리가 11개 예비 사업자들이 늘어선 패널석 바로 앞에 따로 마련돼 마치 '사업자 선정 심사장'을 방불케 했던 것이다.
KISDI로선 장차관급 인사들에 대한 당연한 예우였지만, 이날이 마침 사업자 공청회임을 감안할 때 최 위원장으로선 부담스러운 구도였다. 결국 최 위원장은 기자들이 앉아 있던 앞줄 세 번째 자리로 옮겨 앉았고, 미리 자리 잡고 있던 이경자 부위원장과 송도균·형태근 위원 역시 겸연쩍게 뒷자리로 물러났다.
최 위원장에게 초반 기선을 제압당한 탓일까. 김현주 한국방송학회장이 "대통령 연두기자회견장 같은 열기"라고 치켜세웠지만 이후 공청회 분위기는 사뭇 가라앉았다. 지난달 17일 방통위에서 발표한 기본계획안에 대한 각 사업자들의 날선 비판이 예상됐지만 대부분 자사의 평소 입장을 재확인하는 선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