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서울시의원과 아프리카 TV 시사토론 진행자 '망치부인' 이경선씨 부부.
권우성
- 어떻게 만났나. 경희대 사학과 캠퍼스 커플(CC)이었나? 망치부인 "89학번 과 동기였다. 신랑은 아들 다섯 집안에서 딸처럼 자랐고, 저는 딸 셋 집안에서 아들처럼 자라서 우리 엄마는 제가 손에 물 묻히는 걸 싫어했다. (남편을 가리키며) 이쪽은 아들만 다섯인데 유일하게 집안일을 돌보는 아들이었던 거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밥하고."
김 의원 "심부름도 많이 하고(웃음)."
망치부인 "시아버님이 아들 다섯을 참 교양을 중시해서 키웠다. 그런데 우리 집은 반대로 아버지가 저한테 '뭘 하지 마'라는 말을 안 했다. '하고 싶은 거 다 해라, 결혼도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 이런 집에서 자란 거다. 그러니까 (남편이) 날보고 욕을 하는 거지. '뭐 저런 여자가 다 있나.' 술고래에 목소리 커, 욕 잘해, 화 많이 내, 뻑하면 싸워……. 날 너무너무 싫어했다."
김 의원 "(당시) 촌놈이었다, 제가."
망치부인 "(남편은) 경상남도 사천의 교양 있는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날 처음에 딱 봤을 때 충격 그 자체였던 거다. 그래서 1학년 때는 날 너무너무 싫어하다가, 1학년 가을에 우연히 저한테 논쟁을 건 거다. 그런데 제가 또 말싸움에 지는 사람이 아니다. 전 (논쟁을 할 때) 저의 모든 문제를 다 오픈한다. 남들은 숨기고 싶은 문제를……. "
김 의원 "그때 여성의 흡연 문제를 가지고 논쟁이 붙었다. 그 논쟁 과정에 (부인이) 자신의 치부나 집안의 안 좋은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공개한 것에 충격을 먹고, 겉만 보고 사람을 평가했던 것에 대해 반성을 했다. 사람을 겉으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고민은 내면적으로 다 따로 있구나' 하고 이해하기 시작했다."
망치부인 "제가 워낙 유명했기 때문에 총학생회 선배들, 다른 학교 선배들이 밥 사준다고 줄서 있었다. 점심을 두 번 먹고 다닐 때였어, 내가(웃음). 그런데 어디서 이름도 없는 애가, 한겨울에 봄 점퍼 입는 애가 나한테 들이대니 얼마나 웃겼겠어, 내가. 그런데 담배 논쟁이 붙은 다음부터는 술만 먹으면 (남편이) '난 네가 좋은데 어떻게 하냐' 그러다가 대학교 2학년 봄부터 사귀게 됐다."
- 결혼은 언제 했나?망치부인 "1990년 3월 14일부터 사귀어서 1996년 2월에 결혼했다. 1992년인가 1993년에 <말>지에서 취재 왔다. 전대협 모범연애 사례라고. 저는 사실 그때 (남편과) 헤어지려고 했는데, '내가 만약에 널 버리면 전대협한테 돌 맞겠다' 그러면서 계속 만났다. 중요한 건, 1학년 11월에, 술만 먹으면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할 즈음, 신랑이 겨울에 공장 활동을 갔는데, 그 공장 활동을 가서 얼마나 힘들었겠어, 그런데 (공장 활동) 가서 이십 몇 만원 벌어왔다고 선물을 하겠다는 거다. 그러더니, 길을 지나가다가 리어카에서 파는 500원짜리 반지를 사서, (두 번째 손가락을 가리키며) 이 손가락에다가 반지를 끼워 주면서 '이 여자는 내 여자다!' 하더라.(웃음)"
김 의원 "(멋쩍어하며) 반지를 끼워주니까,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지."
망치부인 "아니 무슨, 500원짜리 반지로. 다이아 반지도 아니고."
최연소 구의회 의장... 신랑이 구의원이라는 이야기를 8년 동안 못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