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2일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의정부 성희롱 교장 관련 기사 화면.
경기도 연천군의 한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입니다.
9월 1일 어제 오전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분노가 치밀다 못해 허탈한 느낌이 들더군요.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성희롱과 막말을 일삼고, 학교의 독단적 운영으로 지난 7월 문제가 됐던 의정부 모 초등학교의 교장이 연천군의 한 초등학교 교감으로 발령을 받았답니다(관련 기사:
성희롱 교장을 교감으로? 김상곤 항의방문 갑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인사 발령이 난 파일을 열심히 뒤져 보았지만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뒤늦게 '비공개 발령'이라는 걸 언론을 통해 알았습니다.
성희롱 교장의 징계 부임, 왜 하필 연천입니까? 경기도 교육청이 뭔가 구리기는 구렸던 모양입니다. 언론 보도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사건은 단순한 성희롱이나 막말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교육자가 했다고 믿기에는 입에 담기도 힘든 말들이 많았습니다. 언론을 통해 나온 게 이 정도라면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는 더 할 말이 없겠지요. 각설하고 연천 지역에 근무하는 교사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왜? 연천으로 발령을 냈을까? 의정부에서 가까운 고양이나 구리가 아닌 연천일까? 연천은 아무나 교장 교감으로 와도 되는 지역인가? 아마도 이 지역의 특성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왜곡된 승진제도 탓에 고분고분한 교사들이 모여 있고, 시골의 순박한 학부모들이기에 교육청에서 하면 하라는 대로 따를 것이라고 생각한 게 아닌가요.
경기도교육청은 언론의 포화를 맞을 게 두려웠는지, 비공개로 슬그머니 성희롱 교장을 연천의 초등학교 교감으로 발령 냈습니다. 교장은 아무리 큰 잘못을 해도 교감은 되는가 봅니다. 정직 3개월을 채우고 12월 1일부터 정식으로 출근한답니다. 아마 그 때쯤이면 조용해지지 않을까, 할 수 없지 않냐고 체념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당신이라면 이런 교장에게 아이 맡기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