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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비늘에 살이 탱글탱글하다. 옛날엔 특별한 날에만 상에 올랐던 귀하신 몸이다. 매운탕, 구이, 찜, 조림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며 원기회복과 피로회복에 좋은 생선이다. 비타민 A와 D가 풍부해 야맹증에도 좋다. 이 녀석의 이름은 조기다. 소금에 절여 말린 것은 굴비라 부른다.
비늘을 제거하고 흐르는 물에 잘 씻어 손질해 천일염으로 간한 짭조름한 이 녀석도 밥도둑의 한 무리다. 사실 입맛 돋우는데 이만한 녀석도 없다.
산란기인 3월 중순 무렵 영광 법성포 칠산 앞바다에서 잡힌 참조기를 제일로 친다. 고려 때 이자겸은 '이자겸의 난' 실패 후 법성포로 귀양을 가게됐고 그곳에서 해풍에 말린 조기를 먹게 되었다. 그 맛에 반한 이자겸은 귀양지에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미로 말린 조기에 '정주굴비(靜州屈非)'라는 이름을 붙여 인종 임금에게 진상하였다 한다.
8월 31일 여수 국동의 한 생선가게를 찾았다. 추석 대목이 가까워지자 조기를 손질하는 아주머니의 손길이 바쁘다.
"이건 한 마리에 10만원합니다. 백화점에서 20~30만 원 정도에 팔리는데 우리 집에도 한 두름 밖에 없어요."
귀하신 몸이라는 조기의 몸값은 얼마나 될까. 조기 한 두름은 20마리다. 한 두름도 아니고 한 마리 가격이 무려 10만원이라니, 과연 귀하신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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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보다 먼저 떠서 캄캄한 신새벽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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