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7일 첫 방문지인 지린성 지린시의 우쑹호텔을 빠져나오고 있는 모습이 일본 NHK의 카메라에 잡혔다.
NHK
백 수석연구위원은 이 연장선상에서 이번 북중정상회담에 대해 "중국과 북한이 미국과 한국, 특히 미국에 대해 '군사적으로 압박하지 말라, 우리에게 함부로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면서 "중국의 국제정치적인 과시용의 성격이 크며, 중국입장에서 이번 회담이 필요했던 이유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후 주석이 창춘까지 온 것은 북한의 정치적, 경제적 안정에 대한 의지를 미국과 한국에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카터 전 대통령을 외면하고 후진타오 주석을 만나러 가고 이에 화답해 후진타오 주석이 창춘까지 와서 김 위원장을 만남으로써 주목도는 더욱 높아졌고, 미국에 던지는 메시지도 더욱 강력해졌다.
이렇게 보면, 김 위원장의 방중이 "후계세습과정에서 혁명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한 북한 국내용"이라는 청와대의 분석은 전체를 설명하지 못한다.
이정철 숭실대 정외과 교수는 "해석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많이 있지만, 카터 전 대통령이 평양에 있음에도 김 위원장이 후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는 것은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중국과 북한의 경고성 메시지이며, 북중 간 연대의 공고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며 "북한과 중국의 당대당 결속이 최고조로 올라와 있는데, 이는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한미공조와 군사훈련에 자극받은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가 북중 경제협력 및 중국에 대한 개방의사를 강하게 나타냈다는 점이다.
북중 간 경제협력은 중국의 동북진흥계획에 대한 북한의 협력이 그 핵심이고, 그중에서도 창지투(창춘, 지린, 투먼)사업이 중요하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창지투의 핵심이자 지린성 성도인 창춘과 지린시를 시찰했고, 이어 중국이 북한에 지원하는 식량과 석유의 핵심 공급창고인 헤이룽장성을 방문했다. 지난 5월 랴오닝성의 다롄시 방문까지 포함하면 동북3성을 모두 방문한 셈이다.
지린시와 하얼빈시 방문은 세습과정에서 김일성 주석의 항일활동을 되새기는 '성지순례'의 성격도 있겠지만, 양국 경협과 중국의 대북지원이 더 커 보인다. 후계세습 과정에 있는 북한이 고질적인 경제난과 식량난에 대홍수가 겹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역시, 북중 간의 밀착이 더욱 가속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명박은 미국으로, 김정일은 중국으로이번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남한은 미국에 의존하고 북한은 툭하면 중국으로 달려가는 현재의 한반도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명박 정부가 미국과 맺은 동맹을 '가치동맹'으로 '승격'시키면서 미국 품안으로 뛰어들자, 이에 반발한 중국은 북한을 '한미동맹'에 맞선 지렛대로 활용하려 하고 약해진 북한도 이에 의존하고 있다.
사실상 한반도 문제에서 남북한 자체의 역할은 급속도로 축소됐을 뿐 아니라, 한미동맹과 북중동맹의 대결이 심화되면서 물리적 충돌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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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북중정상회담은 미국 향한 중국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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