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로 무너진 공사장 펜스지반이 약해진 탓인지 펜스가 붕괴됐다.
이경호
하지만 8월 30일 찾은 금강보 수해 현장은 달랐다. 수문 2개는 아직도 물에 잠겨 모습을 다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거푸집은 무너져 있었고 교각 공사를 위해 설치된 임시 계단은 무너져 철거됐으며 약해진 지반 탓에 펜스까지 추가로 붕괴됐다.
수해 발생 2주가 지났지만 아직도 공사 현장은 물바다였다. 국토청은 수해 후 8월 26일에는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공사는 시작도 못하고 있었다. 여기에 비가 더 온다면 언제 공사를 재개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지역의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홍수 피해에 대비해 가물막이를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국토청은 이를 묵살했다. 때문에 이번 사고는 우기에 저수로 공사를 강행해 일어난 인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사고를 통해 보는 홍수 유발시설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형 교각과 고정보는 물의 흐름을 방해한다. 따라서 홍수가 일어날 경우 보 주변의 피해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번 금강보 가물막이 붕괴에서도 하천 내 인공 시설물이 어떻게 피해를 가중시키는지 보여주었다. 가물막이가 물의 흐름을 방해해 물살이 거세져 결국은 가물막이가 거세진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아직 우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제 태풍 곤파스가 올라오고 있다. 이미 수해를 입은 금강보는 추가피해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곳뿐만 아니라 모든 4대강 사업장은 태풍이 물러갈 때까지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추가로 태풍 피해까지 일어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당장 4대강 공사를 중단하고 태풍과 비 피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