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때문에 말다툼하는 백로 부부?낙동강변에서 만난 두 마리의 백로가 서로를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마치 부부싸움이라도 하는 것 같다
정수근
낙동강에서 부부싸움(?) 중인 백로 부부를 만나다
지난주(8월 22일)낙동강에서 만난 백로 두 마리의 모습이 준 여운이 아직도 길게 남아있습니다. 백로 부부로 보이는 그 두 마리의 백로는 마치 부부싸움이라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마주보며 말다툼을 하는 것 같더니, 이내 한쪽이 토라져 내외하기 시작하다가 한쪽이 훌쩍 떠나버리고 혼자 남은 백로가 떠난 님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들을 만난 곳은 낙동강을 따라 도동서원으로 가는 길의 낙동강변에서였습니다. 강변 숲 덤불에 내려앉아 낙동강을 바라보고 있던 그들을 목격하고 얼른 카메라를 꺼내들고 그들의 모습을 천천히 관찰하면서 셔터를 눌렀더랬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담을 수 있었던 것도 참 행운이지만, 그들이 왜 싸우고 있는지도 알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떠나고 난 빈 자리에서 그들이 나눈 대화를 가만히 유추해봤습니다.
그들이 나눈 대화가 들려옵니다.
바로 4대강 토목공사로 하루 하루 달라지고 있는 낙동강과 관계된 것이었습니다. 멀쩡히 살아 있는 강을 살린다면서 수많은 물고기와 새들을 비롯한 야생동식물들의 서식처인 낙동강을 깊이 6미터, 너비 500미터로 파내버리는 공사가 지금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대규모 토목공사가 바로 이들 부부가 이별을 고하면서 싸운 이유였던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