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결과에 만족스런 표정을 짓는 봅 브라운 녹색당 당수.
abc-TV 화면 캡처
각종 신기록 양산한 2010 총선이번 총선에서 녹색당이 기록한 득표율 11.5%는 호주 역사상 소수정당이 얻은 가장 높은 득표율이다. <채널7>의 정치평론가 그래함 리차드슨은 "녹색당의 약진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라면서 "새롭게 투표권을 행사하는 젊은 층이 환경문제에 큰 관심을 보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녹색당은 최초의 하원의원 아담 반트를 당선시키는 개가도 함께 올렸다.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사례는 있지만 총선에서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녹색당은 9명의 상원의원이 당선되어 상원의 캐스팅보트를 쥐는 소득도 얻었다. 사정이 이쯤 되자 봅 브라운 녹색당 당수는 "녹색당 사태(Green Slide)"라며 환호했다.
최초의 호주원주민 애버리진 하원의원 캔 와이아트가 당선된 것도 신기록이다. 그동안 애버리진 상원의원은 여러 명 있었지만 지역구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된 사례는 없었다. 토니 애보트 연합당 당수는 "최초의 애버리진 하원의원이 자유당에서 배출되어 더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퀸즐랜드 북부 출신의 스무 살 청년이 하원에 진출하는 새로운 기록도 작성됐다. 와이아트 로이 당선자는 "20대 초반의 유권자가 다수를 차지하는데 그 연령층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없어서 출마했다"면서 "선거운동 기간에 몰랐던 것을 많이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정치평론가들은 "국사를 논의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한 달 안에 재선거 치러질 수도호주선관위(AEC)는 "2010년 연방총선의 최종 개표상황은 열흘 후쯤에나 나올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4개 지역구는 표차가 크지 않아서 우선순위투표의 배분이 끝나면 당락이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호주 주요 언론들은 선관위의 중간집계를 근거로 개략적인 개표결과를 예상해서 발표하고 있다.
그 결과 자력으로 과반수를 넘길 수 있는 정당은 없다는 결론이 도출된 상태다. 결국 녹색당 당선자 1명과 무소속 당선자 3명을 영입해서 소수정부를 구성할 수밖에 없는데 벌써부터 정국이 불안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무소속 의원들은 개성이 강해서 집권당의 법안 통과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런 우려의 목소리를 들은 롭 오크쇼트 당선자는 "소수 정부가 향후 3년 동안 안정적인 정치를 펴나갈 수 있도록 세 명의 무소속 당선자가 힘을 모을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그러나 그게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호주는 다음 토요일에 투표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년을 뒤돌아보면, 노동당 정부는 G20국가 중에서 가장 먼저 국제금융위기를 벗어나는 가시적인 성과를 올린 바 있다. 그러나 집권 2년 만에 자중지란을 일으키면서 집권 1기가 끝나기도 전에 국민의 외면을 받게 됐다. 이를 두고 소설가 봅 엘리스는 "어느 정당이든 국민의 선택을 받아서 집권했다는 사실을 망각하면 곧바로 심판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역대 노동당 리더들의 연설문을 써준 경력을 지닌 저명한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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