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한국의 대이란 수출은 급격히 증가했다.
한국무역협회
특히 이란은 한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건설, 가전제품, 자동차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큰 나라다.
이란은 2009년 한국건설업계가 24억9000만 달러어치를 수주한 세계 5대 건설시장이다. 이란 건설시장은 국내건설업체들의 '달러박스'로 작용해 왔다. 향후 이란의 건설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실 직속 산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8~13년, 6년간 연평균 신규주택 수요는 150만에 이른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 향후 이란경제 현황은 KOTRA자료를 참조). 급격히 인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1975년 당시 3500만 미만이었던 인구 수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베이비붐 세대로 인해 약 30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2008~13년까지의 주택수요 발생 예상추이> (단위 : 천 가구)
연도
| 신규주택수요
| 감소주택
| 재건축수요
| 총 주택 수요
|
2008
| 884
| -154
| 421
| 1,285
|
2009
| 933
| -158
| 443
| 1,365
|
2010
| 984
| -162
| 467
| 1,431
|
2011
| 1,038
| -166
| 493
| 1,511
|
2012
| 1,095
| -170
| 520
| 1,625
|
2013
| 1,155
| -174
| 549
| 1,685
|
비단 주택시장뿐만 아니라 향후 성장을 위해 사회기반시설을 더욱 확충해야 하는 이란은 건설관련 투자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BMI(Business Monitor International)에 따르면, 이란의 건설시장은 2010년 이후 향후 약 4~5년간 매년 약 6%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한다. 더불어 전력수요 증가(매년 5000㎿의 새로운 전력 수요가 발생)에 따른 발전소 건설 요구 등 한국 기업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최근 이란은 민간부문에게 소규모 발전소 건설이 전국적으로 허가된 바 있다.
7420만 명의 거대 인구 중 60%가 30대 이하로 구성되어 있는 이란은 새로운 가전제품 구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컴퓨터, 휴대폰 등의 가전제품시장 역시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BMI(Business Monitor International)의 2010년 1분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컴퓨터기기, 휴대폰, 오디오·비디오, 게임기기 등의 이란 소비자 가전제품시장은 2010년에 8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2008년 실적인 73억 달러에 비하면 2년간 12% 증가한 수치로, 2014년까지는 108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정용 전자제품의 한국 수출실적은 2010년 상반기 94%가 증가하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휴대폰, 모니터, 컴퓨터하드웨어, 가전제품 등은 한국기업들이 세계에서 선전하는 분야로 지속 성장세에 있는 이란은 한국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자동차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이란은 1990년대 초부터 탈석유화 정책을 추진, 자국 제조업 육성정책의 일환으로 자동차 산업을 집중육성 하고 있다. 이란은 연간 13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중동 최대의 자동차 생산국(세계 16위)이다.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자동차 관련 사업들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이란 자동차 관련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2억9911만 달러였던 한국의 승용차 수출 실적은 2010년 상반기까지 벌써 3억2786만 달러를 넘어서 전년동기대비 213%에 달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부품분야 역시 2009년 2억9994만 달러로 2008년에 비해 12.7% 증가했고, 2010년 상반기 2억2641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66.4%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란 제재로 인한 전반적인 교역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면 향후에도 큰 수출 증가세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이명박 정부의 대미편중 외교는 한국기업들의 잠재적 성장 가치가 큰 이란진출 기회를 앗아가 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나아가 이란뿐만 아니라 이슬람 국가들과의 관계가 악화되어 간다면 그 피해는 더해갈 것이다.
한미동맹 만능주의, 이명박 정부의 자충수 서울 강남에 테헤란로가 있는 것처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는 서울로가 있다고 한다. 멜라트은행의 서울지점 설치는 한국이 이란의 주요 무역 상대국이라는 점 외에도 이란이 오랜 교역 상대국인 한국에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기에 가능했다. 이렇듯 한국과 이란은 상호 우호적인 관계를 확대해 왔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에 UN제재를 넘어선 독자적인 제재를 요구하자 이란과의 우호적인 신뢰 관계가 한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한미동맹을 제1의 외교정책으로 내세우며 전시작전권 환수 연기, 한미FTA에 매달리는 이명박 정부로써는 미국의 요구에 별다른 대응을 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렇게 '실용', '경제'를 강조하던 이명박 정부가 미국의 요구 앞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란과 교역이 없는 미국으로써는 이란제재로 인한 자국 산업의 피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이란 핵 문제가 불거지면서 막대한 무기 수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향후 10년 동안 600억 달러 규모의 무기 패키지를 수출하는 계약에 대한 의회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미국의 해외무기 수출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서울경제, 2010.8.15). 이러한 미국이 우리의 입장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세계는 미국 일방주의의 시대에서 다양한 세력들이 세계무대의 중심으로 진출하는 시대로 바뀌어 가고 있다. 미국에 편중된 외교는 후과가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의 미국편중 외교는 향후 더 큰 피해를 불러올 것이다. 외교적 방향 전환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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