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 이사장인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전해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곽상언 변호사(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오른쪽)와 함께 18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서 "노무현 대통령이 차명계좌가 발견되자 자살했다"고 발언한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를 고소·고발했다. 문 이사장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권우성
"홍준표 의원 등이 고 노무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특별검사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말이 안 된다. 조현오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권이 곤혹스러우니까 이른바 희석시키기 위한 정치적 술수로 보인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전 청와대 비서실장, 변호사)은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발언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차명계좌'와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특검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문 이사장은 19일 <오마이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는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있던 지난 3월 경찰간부들을 교육하는 자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뛰어내리기 바로 전날 10만원짜리 수표가 있는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됐다"며 "권양숙 여사가 민주당에 이야기해서 특검을 못하게 했다"고 발언했다.
노무현재단은 18일 오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를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과 권양숙 봉하재단 이사장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이번 사건의 고소·고발인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다.
이런 속에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고 노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특검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고 나경원 의원도 이에 동조했다. 또한 봉하마을 측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나오자 일부 검찰청 출입기자들이 '권양숙 이사장 소환조사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고 문의하는 전화를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재인 이사장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특검 주장에 대해, 그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권양숙 이사장 소환조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 이사장은 "(권 이사장은) 고소·고발인도 아니다"라며 "담당검사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소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누군가 어떤 의도로 말을 지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이 말햇다.
"오히려 특검을 한다면, 노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목적의 표적수사가 이루어진 경위, 표적수사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쪽에 대한 세무조사가 어떻게 이루어졌고 그것이 어떻게 노 대통령에 대한 수사로 이어졌는지, 그 과정에서 이 정권의 작용이 있었는지, 그래서 정치적 목적의 표적수사가 이루어진 과정과 경위, 그것과 함께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피의사실 공표 부분에 대해 해야 한다."
다음은 문재인 이사장과 나눈 이야기다.
- 일부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 차명계좌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특검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말이 안 된다. 홍준표 의원이 그런 주장을 했다고 하는데, 그분도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는 점을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다. 그것은 정치적 주장이다. 조현오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권이 곤혹스러우니까 이른바 희석시키기 위한 정치적 술수로 본다."
- 특검 주장이 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나? "특검이라는 게 어떤 권력형 비리라든지, 권력의 비호를 받아서 이루어진 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하면 권력에 대한 눈치보기 때문에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을 염려가 있을 때 도입하는 것이다. 과거 노 대통령 사건은 '정치적 표적 수사'로 검찰이 정권 입맛에 맞추어서 온갖 조사를 마음껏 하지 않았나. 그런데 그 사건에 대해 특검이 필요하다는 것은 특검의 목적에 비추어 봐도 맞지 않는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있었느냐 여부를 가리자는 것인데, 차명계좌가 그 당시 수사에 의해 발견되었는지 여부는 조사 기록을 보거나 조사 관계자를 통해 확인해 보면 금방 드러난다. 이미 검찰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미 과거 검찰 조사에 의해 확인된 사실인데 규명을 위한 특검을 하자니…. 홍준표 의원의 주장은 법적으로도, 사리상으로도 맞지 않는 주장일 뿐이다. 일고의 가치도 없다."
- 특검 주장과 관련해 더 하고 싶은 말은?"홍 의원이 하자는 게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뭔가 알고 있는 것 아니냐, 그래서 규명하기 위해 특검을 해보자는 것인데, 이번에 허위사실이라고 형사고소를 했으니 검찰이 당연히 진실인지 허위인지 조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우리가 제기한 고소·고발 수사에서도 차명계좌 여부는 다시 한 번 조사하게 된다.
오히려 특검을 한다면, 언젠가는 그렇게 되어야 될 것이라 보지만,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 서거로 몰아간, 노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목적의 표적수사가 이루어진 경위, 표적수사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쪽에 대한 세무조사가 어떻게 이루어졌고 그것이 어떻게 노 대통령에 대한 수사로 이어졌는지, 그 과정에서 이 정권의 작용이 있었는지, 그래서 정치적 목적의 표적수사가 이루어진 과정과 경위, 그것과 함께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피의사실 공표 부분에 대해 해야 한다. 특검을 한다면 이 부분을 해야 한다."
"검찰이 조현오 발언 수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고소·고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