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린 스티븐스(Kathleen Stephens) 주한 미국대사.
유성호
- 한미연합사의 '작계5027'에 따르면, 한미연합군은 북한의 공격을 받았을 때 방어하다가 나중에 반격으로 전환하게 돼 있다. 북한은 남측의 '방어훈련'이 언제 공세로 바뀔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대응훈련을 해왔고, 군사적 취약점을 보강하기 위해 핵무기를 갖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한미 간의 군사적 압박이 북한의 3차 핵실험이나 핵개발을 앞당기는 역효과를 준다는 우려도 있다.
"우리는 진정한 안보와 영구적 평화로 가는 길은 핵무기 프로그램이나 군사적 도발에 있지 않다고 계속 강조할 것이다. 북한이 지금 질문하신 대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만약 그렇다면 잘못된 생각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핵 프로그램 폐기, 남북관계는 물론이고 미국과 북한의 관계, 북한과 일본의 관계 정상화로 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북한 지도부는 핵을 개발하고, 국제사회의 의지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한국의 함정을 공격했다. 이런 상황에서 동맹국과 국제사회가 강력한 방어를 하는 것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책임 있는 행동이다."
- 어쩌면 북한에서도 이 인터뷰를 볼 텐데 김정일 위원장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생각으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미국이 북한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 "우리는 이같은 메시지를 계속 보내왔다. 북한의 지도부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길을 계속 가면 국제사회에서 고립과 북한 주민의 더 큰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예전에 약속한 그 길을 이행하는 것이다. 북한이 도발적 행동이 아닌 긍정적인 행동과 함께 다시 한 번 외교와 대화의 길로 들어서겠다는 진정한 의지를 보이기를 원한다. 이보다 더 명료하게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다."
- 최근 주한 이란 대사가 공개적으로 "미국의 이란 제재에 동참하지 말라. 동참하면 한국에 큰 불이익이 있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란 제재와 관련, '이란 대사의 말을 듣지 말라'는 것은 빼고(웃음), 한국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기를 원하는지 설명해 달라. "이 문제에 대해 한국정부와 대화해왔고, 최근에 아인혼 이란·대북 제재조정관이 방한했을 때도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한국이 이란을 포함해 중동의 나라들과 중요한 경제적인 이해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같은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겠지만 미국도 마찬가지다.
한국 역시 EU(유럽연합) 및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유엔 안보리의 (대이란 제재 결의안) 1929호를 잘 준수하고 이행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면 좋겠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위상, G-20회의 의장국으로서 위상에 맞는 행동을 해주기 바란다."
"한미FTA, 한국과 논의를 재개할 수 있는지 모색 중"- 대사께서는 구체적으로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협상 개시 날짜를 언제쯤으로 예상하고 있나. 또 한국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미국이 자국의 정치일정에 따라 일방적으로 협상 일정을 정하고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이 있는데, 이것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인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양국은 3년 전, 이전 행정부에서 FTA에 서명했다. 그 이후 3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양국 모두 정권이 바뀌었고, 세계경제는 침체에 빠졌다. 협상을 했던 대통령들이 아니라 양국의 신임 대통령 모두 FTA는 양국의 자유협정이며, 큰 잠재력을 갖고 있으므로 진전을 이뤄내자고 말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6월 토론토에서 열린 G-20회의 때 다음 G-20에서 만날 때까지 FTA를 살펴보고 진전을 이룰 준비가 돼 있는지 생각해보자고 했다. 이로써 미국 쪽에서는 다시 FTA에 대해 얘기하게 됐고, 한국도 그런 것 같다. 현재 미국의 행정부와 무역대표부는 여러 사람들에게 편지도 받고, 이야기를 듣고 있다. 한국과 논의를 재개할 수 있는지 모색하고 있다. 어떻게 FTA를 업데이트해서, 양국 대통령이 만났을 때 '이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제가 이해한 상황은 그렇다.
앞으로의 몇 개월을 활용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살펴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진전을 원한다. FTA가 미국뿐 아니라 한미관계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본다. 물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이 중에는 의회 비준도 포함돼 있을 것이다."
- 두 정상 간의 다음 만남이라는 것이 오는 11월 G-20회의를 말하는가?"그렇다."
- 미국도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109명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미FTA에 대해 토론을 제안하는 등 이번 협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자동차와 쇠고기 이외에도 섬유 분야 등에 대한 추가협상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 일부에서는 차라리 한미FTA에 대한 전면적인 재협상을 하자는 의견도 있다. "미국에서 협의가 끝나고, 한국 측과 얘기한 이후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기다려봅시다."
- 언론 등에서 '역대 어느 때보다 지금 한미 동맹관계가 좋다'고 평가하던데 이에 동의하는가. 동의한다면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통역 없이 한국말로) 그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스티븐스 대사가 부임한 뒤로 그렇게 된 것 아닌가. "(웃으며 다시 영어로) 오바마 대통령이 그 어느 때보다 한미동맹이 강력하다고 했는데, 저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 양국관계는 복합적이고 다양하며, 양국 관계를 묶어주는 많은 고리들이 있다. 그래서 강력하다고 생각한다. 양국은 정책적인 면에서 늘 같은 생각은 아니지만, 서로 잘 알고 있다. 또 공통의 가치관을 갖고 있다.
요약하면, 사람들이 한국전쟁을 더 생생하게 기억하는 시절이었던 1970년대보다 지금의 한미관계가 더 강력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인적 관계다. 지금은 한국 유학생들뿐 아니라 한국계 미국인들의 커뮤니티가 있는데, 이건 제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없었던 것이다. 두 번째가 더 중요한 것인데, 한국의 민주주의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지금의 양국 관계는 두 나라가 모두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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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제재, 한국 G-20 의장국처럼 행동해야 북한 9.19공동성명 이행하려는 의지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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