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결사진은 특정사실과 관계없는 자료 이미지로서 충무공 이순신의 수결입니다
이정근
"핫 핫 핫!"화자(花字)가 끝난 지편을 손에 쥔 이지험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왼손 바닥과 오른손 바닥이 마주쳤다. 박장대소다.
"여러분들이 수결한 이 증험을 내 몸에 지녀도 괜찮겠지요?""네."현령이 먼저 답했다.
"넵"지켜보던 아전들이 합창했다. 이지험이 현령과 아전들이 수결한 지편을 품속에 넣었다.
"이방!"이지험이 이방을 불렀다.
"통인 아이를 불러라."이방의 손짓에 따라 통인 아이가 불려왔다.
"영감님이 수결한 것을 보았느냐?""네.""무엇을 약속하더냐?""역적이 발고한 공을 빼앗아가지 않겠다고 하였습니다."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이지험이 다시 입을 열었다.
놈이 아니고 님이라 했느냐?"내가 누구냐?""역적님이십니다.""놈이 아니고?"이지험이 장난스럽게 물었다.
"네, 역적님이십니다.""왜? 놈이 아니고 님이냐?""영감님에게 호통을 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푸 하하하!"이지험이 함박웃음을 터트렸다.
"영감님! 아이들 앞에서 약조를 했으니 깨면 안 되겠지요?"이지험이 현령을 지긋이 내려다보았다.
"어기면 지가 성을 갈겠습니다."현령이 다소곳이 머리를 조아렸다.
"좋소. 말하리다. 역당이 용연 새달 골짜기에 있습니다.""몇 명이라고 했습니까?""100여명 됩니다.""으음."현령이 신음을 토해냈다. 한 두 명의 역적도 아니고 100여명이라면 읍성 군졸 가지고는 어림없다. 감영에 직보를 해야 한다. 전주로 급주마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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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事實)과 사실(史實)의 행간에서 진실(眞實)을 캐는 광원. 그동안 <이방원전> <수양대군> <신들의 정원 조선왕릉> <소현세자> <조선 건국지> <뜻밖의 조선역사> <간신의 민낯> <진령군> <하루> 대하역사소설<압록강>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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