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호 태풍 '뎬무(DIANMU)'가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함안보 타워크레인에서 20일째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이환문·최수영 진주·부산환경연합 사무국(처)장은 10일 오후 2시 40분 휴대전화를 통해 기자회견문 발표했다.
두 활동가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날 오후5시까지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 4대강 사업 중단, 국민여론수렴기구 구성, 국회내 특위 구성 등 세가지 요구 사항 중 하나라도 수용한다는 공식입장을 밝히면 농성을 해제하고 내려갈 것"이라면서 "세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수용되지 않는다면 태풍이 오더라도 목숨 걸고 농성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농성 20일째를 맞고 있는 지금 경남도민들과 국민들의 지지와 지원 정당과 시민단체와의 지원 속에 큰 탈 없이 농성을 계속 해오고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와 여당은 어떠한 입장 변화도 없다. 우기임에도 밤샘 작업을 하며 속도를 내고, 엇그제 개각에서 4대강 올인하는 내각을 구성했으며 4대강 사업 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국민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두 활동가는 또한 "태풍을 북상한다는 소리가 들려 시민사회와 수많은 국민들이 안전을 걱정하며 우리에게 내려올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죄송하게도 그 뜻을 따를 수 없다"면서 "아무 것도 해결된 것이 없기 때문에 태풍에 의연하게 맞설 수밖에 없다. 지금 4대강 사업을 막지 않으면 많은 생명과 후손들에게 더 큰 재앙이 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특히 "99% 공정이 됐더라도 단 1%가 남았다면 이 사업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현장에는 비가 내리고 있고,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는 상황이다. 부산 경남 시민단체 대표들은 이날 오후2시부터 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강병기 경남도 정무부지사가 오후2시 30분경 방문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3시 15분경 함안보 공사 현장에는 김두관 경남지사가 방문했으며, 이환문 사무국장은 김 지사와 전화통화를 통해 "세가지 요구 조건을 여당이나 정부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쉽지 않겠지만, 분위기만 조성된다면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지사는 "새 내각도 구성되고 재보선도 끝나고 해서 두 활동가의 진의가 잘 전달되기를 원했지만, 그렇게 되지 못해 더 고생해야 할 것 같아 송구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1신 : 10일 오전 10시 10분]
태풍 다가오는데... 함안보 철탑 고공농성자 안전 '빨간불'
제4호 태풍 '뎬무(DIANMU)'가 북상하고 있는 속에, 낙동강 함안보(18공구) 공사장 철탑(타워크레인, 전체 높이 40m)에서 고공농성 중인 환경연합 두 활동가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공업체인 지에스(GS)건설과 하도급업체 (주)정원종합건설은 공사장에 기중기(이동식 크레인) 3대를 배치해 공사를 벌이고 있다. 고공농성 중인 철탑은 바람이 조금 불면 날개 부분이 옆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2003년 태풍 '매미' 때는 공사장 타워크레인 57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기중기와 철탑 날개 부분이 부닥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낙동강국민연대는 지난 1일 오후와 5일 오전 등 기중기와 철탑이 몇 차례 충돌했다고 밝혔다. 태풍이 오면 철탑 고공농성자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
태풍의 영향으로 9일 저녁부터 경남 일부 지역에는 비가 내리고, 바람도 간간이 불고 있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9일 오후부터 전면 입산통제를 하기도 했다.
태풍 '뎬무'는 남부지방을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0일부터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리고, 11일은 태풍이 전남 남해안에 상륙한 뒤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태풍주의보가 내려져 있으며, 영남지역과 남해 전 해상에는 태풍예비특보가 발효 중이다. 이번 태풍으로 남부지방에는 30~10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낙동강국민연대는 9일 저녁부터 철탑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낙동강국민연대는 "현재 태풍이 한반도를 향하여 올라오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농성자들의 안전이 위기다"라고 밝혔다.
낙동강국민연대는 "불통·먹통·냉혈 이명박 정부는 응답이 없다. 이런 냉혈인간의 마음을 움직여 보겠다고 두 활동가가 목숨을 걸고 4대강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였다. 그런데 태풍이 이들의 의지를 막아서는 모양"이라고 밝혔다.
낙동강국민연대는 10일 오후 3시 함안보 공사장 출입문 건너편에 있는 '농성 지원 상황실'에서 "태풍과 관련해 두 활동가의 안전귀환을 요구하고 4대강사업 공사 중단과 국회 검증특위 구성을 촉구하는 시민사회간담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들은 간담회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환문·최수영 진주·부산환경연합 사무국(처)장은 지난 7월 22일 새벽 철탑에 올라가 '4대강정비사업 중단'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20일째 벌이고 있다.
창녕경찰서 관계자는 "어제부터 환경단체와 이야기를 하고, 철탑 위에 올라가 있는 사람한테도 이야기를 했는데 말을 듣지 않는다"면서 "타워크레인 기사한테 물어보니 태풍이 불고 강바람이 불면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태풍 '매미' 때는 공사장 타워크레인 57대가 무너졌다. 그렇다고 위험한 상황 속에서 작전을 하기도 어렵다. 평상시에도 강바람은 보통이 아니다"면서 "오늘도 경찰서장과 가서 설득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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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보 농성 2인, 타워크레인에서 20일만에 내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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