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통영 강구안문화마당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추모제'에 이용수 할머니가 참석해 송도자 대표와 나란히 서서 인사를 했다.
윤성효
- 요즘 할머니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외로워하시는) 할머니들을 자주 찾아가서 말벗이 되어 드리고 있다. 할머니들은 외로우면 치매가 온다고 한다. 그래서 할머니들을 정기적으로 찾아뵐 회원들이 필요하다. 할머니들의 식사와 간식거리도 챙겨드린다. 올해 들어 통영여고 학생들이 한 달에 한 번 꼴로 할머니들을 찾고 있다."
- 이번 행사 때 여고생들이 나와 자원봉사를 하던데?"올해 초 통영여고와 충렬여고에서 연락이 왔다.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할 곳을 찾고 있었는데, 우리 모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연락해 왔더라. 이번 행사를 할 때 여고생들이 모금함을 들고 동네를 다니며 모금활동도 벌였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활동했다. 이번 행사를 치르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할머니들이 외로워하시는데 누구보다 여학생들의 방문이 고맙다. 할머니한테도 도움이 되지만, 여고생들도 자부심을 많이 가질 것이라 본다."
-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우리 정부나 일본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은?"일본 정부의 지원은 전혀 없다. 우리 정부는 생활안정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생활보호대상자 지원도 한다. 할머니들은 의료보호1종 혜택을 받고 있으며, 간병비를 지원받고 있다."
- 지방의회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 결의안 채택이 계속되다가 최근 뜸한 거 같은데?"현재까지 경남지역 11곳(옛 마산시의회, 창원시의회 포함) 광역·기초의회에서 결의문을 채택했다. 지방선거가 끼어 있어 하지 못했는데, 8월말부터 아직 채택하지 않은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청원운동을 벌일 것이다. 지난해 말 통영시의회와 거제시의회, 경남도의회에서 결의문을 채택했는데, 시민들의 서명운동이 많은 힘이 되었다. 아직 경남지역에서 결의문을 채택하지 않은 시·군의회도 빠른 시일 안에 의지를 보이길 기대한다."
- 결의문을 채택했던 지방의회는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대부분의 결의문을 보면, 역사정의 회복과 교육에 앞장설 것을 결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회복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기념하고 추모하는 사업을 벌여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런 움직임은 없다. 생존해 있는 할머니들이 불과 2~3년 안에 다 돌아가실 수 있다고 보면, 시간이 정말 없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절반 정도가 경상도 출신이다. 대구도 많지만, 경남지역도 많다. '위안부' 역사관 건립이 필요하다. 지방의회가 이 문제에 적극 나서기를 기대한다."
- 추모 사업도 필요할 것 같은데?"추모비라도 먼저 세워야 할 것이다. 역사관 건립은 경남도 등 자치단체 차원으로 추진되었으면 한다. 별도로 추모비를 곳곳에 세웠으면 한다. 통영과 거제지역에서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추모비 건립을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른 지역에도 '위안부' 피해자들이 있고 없고를 떠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교육하기 위해서는,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기억하고 교육해야 하기에 추모비 건립이 필요하다."
- '위안부' 피해자로 신고(등록)하지 않고 있는 할머니들이 있다고 보는지?"전국적으로 보면 많이 있다. 통영거제지역에도 제법 있는 것으로 안다. 몇 번 제보도 접했지만, 본인들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거나 몰라서 신고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지역에만 해도 몇 분들이 계신 것으로 아는데,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 주변에서는 어디에 누가 살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그분들의 의사도 존중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연세가 워낙 많다보니 걱정이 앞선다. 실태조사를 다시 해야 할 필요가 있고, 신고도 다시 받아야 할 것이다."
-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일대기를 정리하는 작업은 이루어지고 있는지?"해방 후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나. 그런데도 아직 '위안부' 할머니 피해 실태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경남지역부터라도 피해 실태조사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영상으로 담아 놓는 작업이 중요한데, 제작비용이 워낙 많이 들어가서 하다가 중단된 상태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뿐만 아니라 동년배 어르신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 정리해 놓아야 한다. 앞으로 역사관이 만들어지면 그 안에 담을 자료도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많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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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83명... 신고 안 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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