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후 플러스> '국사, 안 배워도 그만?' 중 일부
MBC
"역사를 생각하면요, 외워야 될 게 많은 과목으로 생각돼서 많이 부담돼요."
"일본에서는 자기 나라 땅이라고 하고 우리는 우리나라 땅이라고 하는데요. 저도 우리나라 국민이니까 우리 땅이라고 생각하는데, 솔직히 말해서 누구 말이 맞는지 잘 모르겠어요." 어느 고등학생의 국사 과목, 독도에 대한 생각이다. 학생들 탓할 필요 없다. 입시 경쟁에 내몰린 학생들 중 '역사'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찾아보고, 공부하는 친구들은 극소수일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 '왜 우리 역사에 대해 무지하느냐'고 묻는 것은 섣부른 국수주의의 강요로 밖에 비치지 않을 것이다.
근현대사 부분도 별다르지 않다. 교과서를 따로 출간하고, 시험을 본다고 해도 달라진 건 없었다. 서울시내 중상위권 고교 3학년 2개 학급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을 나열하라'는 문제를 냈는데, 오답률이 무려 68%였다. 우리나라 왕조를 순서대로 나열하라는 문제의 오답률에 무려 2배가 넘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거칠게 갈무리해보면, 역시나 경쟁 위주의 입시 교육을 주범으로 꼽을 수밖에 없겠다. 현재 수험생들은 수능 사회탐구 영역 11과목 중 4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의무적으로 국사를 선택하게끔 제도화한 서울대 지망생들을 빼고는 모두 윤리나 사회문화 같은 비교적(?) 부담이 덜한 과목들을 선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분화 된 과목 중 어렵다고 생각되는 역사관련 과목이 뒤로 밀리게 된 것이죠. 교사들도 국사를 권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보이네요. 국사를 하지 않아야 중위권 학생들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더 잘 아는 게 교사니까요." 방송을 본 한 학원 강사 출신 20대 직장인의 증언이다. 이과생들은 아예 관심도 두지 않는 국사과목이 문과생들로부터도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며, 더 많은 학생들을 대학에, 또 중상위권 대학에 보내기 위해 교사들조차도 이를 묵인하는 현실이 고등학교 교실의 현재 풍경인 것이다.
"문사철이 학문의 기본이던 전통, 사라지나"
"이대로 가다가는 국어도 선택과목 될 기세(여타 다른 세력들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보수 세력들은 국사가 선택과목인데 어째서 가만있는 거임? 아, 우리나라 보수는 원래 보수의 뜻과는 거리가 좀 있지."(@witchlella)"국사가 선택과목이 된 시대는 언젠가 누가 썼던 '영어철자는 틀릴까 전전긍긍하면서 한글맞춤법은 엉망인 젊은이들'의 시대에 덧붙여 미래를 불안하게 만든다. 교육정책의 무개념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국가와 민족의 기반을 흔들게 될지를 곧 체감하게 되는 건가."(@psychet)"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도 세계사가 선택과목이었다. 그 땐 공부할 과목이 작아 좋았지만, 지금 보니 그 때 이미 역사의식을 마비시키려는 시도가 시작되었던 거다. 생각해보라. 세계사의 일부가 한국사인데, 세계사 교육 없는 한국사가 무슨 의미가 있나?"(@zockr)"중국이 아편전쟁 이후를 중점적으로 가르친다는 건 아주 큰 의미가 있다. 다시는 외세에 주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이다. 그런데 우리는 구한말 역사를 제대로 배우고 있는지?"(@pyrasis)"우리에겐 예로부터 문사철文史哲을 학문의 기본으로 생각하는 전통이 있다. 지금의 세계에 비추어 보아도 문학과 역사, 그리고 철학이 모든 학문의 출발이라는 것에 이론異論이 있을 수 있을까."(@BluPn)방송을 본 트위터리안들의 염려는 실로 다양했다.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에 대한 비판이 먼저였고, '우리 것'에 대한 인식 없이 '국영수'에 대한 몰입과 입시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또한 예나 지금이나 근현대사를 철저히 외면해온 '친일'세력들을 권력화 또한 문제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특히나 <후 플러스>는 초등학교까지 독도문제를 왜곡하는 일본이나 동북공정으로 국제문제를 일으키는 동시에 철저하게 자국 근현대사 교육을 중시하며 대학 입시에 반영하는 중국의 사례도 잊지 않았다. 또 독일 20%, 프랑스 15.5%, 일본 10.1%, 중국 9.4%에 비해 5.4%로 현저히 떨어지는 한국의 역사 수업 비율을 비교, 소개했다.
국사마저 선택과목 만드는 교육과학기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