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정 글, 안수정, 김원근, 김상수 사진 <노린재 도감> 겉 표지
필통
애완견이나 고양이처럼 곤충을 기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더군요. 사슴벌레나 풍뎅이, 하늘소 같은 곤충을 기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지만, 보통 사람들에게 곤충은 그다지 친숙한 존재가 아닙니다.
단지 친숙하지 않은 존재가 아니라 기피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파리, 모기는 물론이고 요즘 아이들 중에는 숲에서 만나는 곤충을 보고 기겁을 하는 아이들도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 엄마, 아빠로부터 곤충은 '징그럽고 무서운 것'이라고 배웠기 때문이지요.
엄마, 아빠가 무서워하고 징그러워하기 때문에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곤충을 기피하게 됩니다. 아예 근처를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공포를 느끼는 아이들도 있으니까요? 물론 정반대로 두려움 없이 아무 곤충이나 손으로 잡을 줄 알고 애완곤충을 기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황대권 선생이 쓴 <야생초편지>를 읽고 야생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세상에 이름을 모르는 풀꽃이 엄청나게 많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노린재 도감>(안수정 저, 필통 펴냄)을 보고 받은 느낌도 비슷합니다. 세상에 노린재라는 곤충의 종류가 이렇게 많을 줄 몰랐습니다.
'노린재'라는 이름이 붙은 곤충이 수 백종이 넘으면 곤충은 도대체 또 얼마나 종류가 많을까요?
안수정이 쓴 사진과 글을 모아 놓은<노린재 도감>을 한장 한장 넘겨 보면서 '숲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등딱지가 삼각형인 곤충은 대충 다 노린재과에 속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쓴 <노린재 도감>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 땅에 수백 종류가 넘는 노린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은 영원히 모르고 지나갔을지도 모릅니다. 안수정이 쓴 <노린재 도감>에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노린재 무리 가운데 육상 노린재 22과 242종의 사진과 설명이 담겨있습니다.
'진정한 곤충'이라 불리는 노린재... 땅 위에 사는 것만 240여 종
보통 곤충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채집망을 들고 다니며 잡은 곤충으로 표본을 만듭니다. 그러나 안수정은 채집망 대신 카메라를 들고 이 땅에 사는 노린재를 싹쓸이(?) 하여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에 모았다가 이번에 책으로 엮어냈습니다.
여러 종류의 곤충을 모아 놓은 곤충 도감은 많이 있지만, 주변에 너무 흔하고 많아 잘 구분하지 못하는 노린재만 모아 엮은 '노린재 도감'은 이 책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노린재는 '진정한 곤충'이라고 하여 영어로는 'true bugs' 또는 'bugs'라고 부른답니다. 노린재의 영어 이름은 날개의 반은 딱딱한 혁질이고 반은 투명한 막질이라는 특성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대신 우리나라 말에서 노린재는 '노린내 같은 냄새'가 난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노린재들의 몸에 냄새구멍이 있어 특유의 냄새를 내뿜는다고 합니다. 글쓴이 안수정이 소개하는 노린재의 일반적인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노린재의 전형적인 특징 중 하나는 역삼각형으로 생긴 작은 방패판이 있다는 것이다…대부분 노린재는 역삼각형 모양이 잘 드러나 있다. 몸 크기는 다양해 길이 1.5밀리미터에서 65미리미터에 이르며, 타원형이거나 기다랗고 대개는 납작하다. 겹눈은 대개 크고 잘 발달되어 있으며 홑눈은 2개이거나 없다. 입은 매미형 입틀로 찔러서 빨아먹기 좋게 생겼다. 더듬이는 보통 4~5마디인데 땅에 사는 종류는 길고 물속에 사는 종류는 짧다."이 책에는 모두 22과의 노린재를 담고 있는데 각 과별로 그 종류와 특징을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넓적 노린재과 - 몸 크기는 5밀리미터 내외이며 달걀 모양 또는 긴 타원 모양이고 매우 납작하다. 더듬이와 주둥이는 4마디로 이루어져 있으며 홑눈은 없다. 날개 폭이 좁아서 배가 날개 밖으로 노출되면 날개가 없는 종류도 있다. 고목나무 껍질 밑이나 흰개미 집, 버섯 등에 살고 진균(곰팡이)를 먹는다.
이 책에 소개하는 육상 노린재 22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넓적 노린재과/ 실노린재과/ 뽕나무노린재과/ 긴노린재과/ 별노린재과/ 큰별노린재과/허리노린재과/ 호리허리노린재과/ 잡초노린재과/ 참나무노린재과/ 알노린재과/ 뿔노린재과/ 땅노린재과/ 광대노린재과/ 톱날 노린재과/ 노린재과/ 쐐기노린재과/ 꽃노린재과/ 장님노린재과/ 침노린재과/ 방패벌레과/ 고목노린재과
노린재 중에서도 색상이 화려하고 예쁜 노린재는 '광대노린재과'에 많이 있습니다. 화려한 색상을 자랑하는 광대노린재와 큰광대노린재는 아이들이 보면 좋아할 만큼 예쁘게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