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야채싱싱농산물 판매장에 거래되는 야채
윤도균
농촌 출신인 내가 판매하고 있는 농산물들을 세심하게 살펴보니 심지어 호박잎, 가지, 고추등에서는 아침 이슬이 내렸을때 수확하여 이슬이 그대로 흥건하게 물끼 흐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도 이곳 싱싱농산물판매장에서 언제 다시 이렇게 싱싱한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만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이것저것 꽤나 많은 종류의 싱싱농산물을 사 자동차 트렁크에 싫으니 마치 밥 안 먹어도 배 부른 것처럼 마음이 풍요롭다. 그도 그럴것이 이곳에서 거래되는 모든 농산물은 생산농민이 직접 심어 수확하여 판매를 하고 있으니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류수송비, 중간상 마진, 기타 소요 경비)가 절감된다.
자연적으로 물건 값이 순하고 상품의 양도 인심이 후하니 이곳이야 말로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地大本) 근본 정신이 살아 숨쉬는 농심성사(農心成事)의 현장이 아닌가 생각이 들며 저절로 뭔가를 더 사고 싶은 충동감이 생기기까지 한다. 이렇게 할아버지 할머니가 싱싱 농산물을 많이 사들이는 것을 본 손자 녀석. 손자는 평소 집에선 강원도에서 택배로 부쳐온 옥수수를 쪄 주어도 입이 짧아 잘 먹지도 않았다.
그랬던 손자가 이곳 싱싱농산물 판매장에서 허리 굽으신 할머니가 옥수수를 쪄 판매하고 있는 것을 보고 할아버지에게 옥수수 사달라고 졸라 댄다. 집에서는 먹지도 않으면서 웬 옥수수 타령이냐고 하며 2000원을 내고 사주었더니 운전하며 달려오는 차 안에서 옥수수를 두 자루나 먹었다. 손자 아이 하는 말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옥수수를 먹었다고 자랑을 한다.
그리고는 할아버지 운전하시느라 피곤해 보이신다고 운전석 뒷좌석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할아버지 어깨를 주물러 준다. 마냥 어린줄로만 알았던 손자 아이가 어느 사이 어른이 된 것처럼 손 힘이 제법 맵고 시원하다. 이번에는 한 수 더 떠 "자기는 이 다음에 할아버지, 할머니 꼭 모시고 살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하며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해요"하며 꼬옥 껴앉는다. 이날은 손자녀석이 마냥 대견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