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공사판의 낙조공사판의 낙조, 자연은 이런 처참한 광경마저 눈부신 아름다움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잉여 순례단' 노종화
- '잉여들의 낙동강 공습기'란 표현이 재미있고, 그 안에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것 같다. 어떤 의미인가?"말 그대로 잉여들이 낙동강을 공습한다는 뜻인데요, 여기서 '잉여'는 잉여인간을 지칭합니다. 잉여인간이란 나머지 인간입니다. 즉, '스펙 쌓기' 열풍으로 대변되는 무한경쟁체제에서 이탈한 나머지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저희는 시간이 '남는' 자들이기도 합니다.
저희 '나머지 인간'들이 낙동강을 '공습'하기로 한 것은 4대강 사업 때문입니다. 4대강 사업이 문제가 많다는데, 많은 국민들이 이 사업에 반대한다는데,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니다 싶은데도 사업이 강행되는 이유를 고민고민하다가 이런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사람들은 너무 바빠서 4대강 사업을 막지 못하고 있다. 잘못된 걸 알지만, 다들 먹고 살기 바쁘기에 어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고로, 바쁘지 않은 잉여들이 4대강을 지킬 수 있고 지켜야 한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만 한 잉여들이 없다. 젊은 청년 잉여들이 나설 때다. 그런데 4대강은 뭐고 4대강 사업은 뭐지? 막든 말든 제대로 알려면 일단 가서 보자! 보려면 제대로 보자. 걸어서 따라가 보는 거다!"
저희들이 낙동강을 걷기로 한 건, 투철한 사명감이나 이 정권에 대한 불타는 저항의식 때문이라기보다는 (어이가 없을 수 있겠지만) '시간이 많이 남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사명감이나 저항의식이 전혀 없진 않아요. 아마 평균 이상은 되는 듯!) 남는 잉여를 이왕이면 의미 있는 곳에 써먹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또 저희를 통해 더 많은 잉여들이 우리 강에 관심을 갖고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잉여의 연대희망'이 아마 저희를 낙동강으로 이끈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