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포주점'이 있는 바로 안쪽 골목만 '신포동'이고, 이 위쪽 시장길은 한쪽이 '내동'입니다. 인천사람들이 으레 '신포동 문화의 거리'라고 하는 옷집은 행정구역으로는 '내동'입니다.
최종규
그렇지만 저부터 이런 동이름을 제대로 안 지 얼마 안 되었습니다. 인천에서 태어나 사는 동안 이런 동이름을 옳게 가누어 본 적이란 따로 없습니다. 으레 여기는 무슨 동이겠거니 생각할 뿐, 옳고 바르게 동이름을 나누어 살피지 않았습니다. 송림동이면 1동부터 6동까지 있고, 송현동이면 1동부터 3동까지 있으나, 1동부터 6동까지를, 또 1동부터 3동까지를 어디에서 어디까지인가를 알아보려 하지 않았어요. 제 어린 나날을 보낸 신흥동3가만 해도 그렇습니다. 어디까지가 신흥동이고, 신흥동 1가와 2가와 3가는 어디에서 갈리는가를 헤아린 적이 없습니다. 이웃한 용현동과 숭의동은 몇 동까지 나뉘어 있는가를 돌아보지 않았어요.
고등학교를 다니던 1991∼1993년에, 동무들은 예쁘거나 잘생긴 연예인들 사진을 '인현동(동인천) 대동학생백화점'에서 한 장에 50원을 주고 사서 100원에 코팅을 해서 쓰곤 했습니다. 책받침은 앞뒤로 하니까, 사진을 두 장을 사고 코팅을 하면 모두 200원이 듭니다. 이무렵 중고등학생 버스표는 100원(1990년)이었습니다. 연예인 최진실님이 한창 사랑을 받으며 여러 잡지에 기사가 실리고 화보(브로마이드)가 실려서, 오늘날까지 우리 집 한 구석에 붙여놓고 있는 <하이틴> 잡지 부록으로 딸렸던 최진실님 화보 한 장을 처음 얻은 때인 1992년에는 중고등학생 버스표가 150원이었습니다. 이럴 무렵에 연예인 사진을 한두 장 사는 일이란 버스 한 번 못 타는 일이요, 책받침을 코팅하겠다면 하루치 버스표를 날리는 셈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던 여름날, 만석동에 사는 동무네에 놀러 가는 길에 동무한테서 "너 최진실 좋아하지? 그러면 좋은 선물 얻어다 줄까?" 하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응? 뭔데?" "이거 노리는 애들이 많을 텐데, 너한테만 줄게." "뭐야?" "그냥 날 따라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