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건설사측의 기습으로 잘려나간 성미산의 나무
성미산대책위
다들 잠들었을 29일 오전 5시 20분, 성미산지킴이 텐트를 지키고 있던 이들에게 요란한 전기톱 소리가 들렸다.
놀란 나머지 텐트 밖으로 달려 나간 이들이 마주한 것은 쌍용건설 직원과 삼은개발 인부들이었다. 이쪽은 네 명이지만 상대는 열 명이었다. 성미산대책위는 학교법인 홍익학원과 건설사들의 기습 벌목에 대비해 산비탈에 텐트를 치고 성미산을 지켜왔었다.
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르려는 인부를 막기 위해 사람들이 서로 엉겨 붙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현장 인부는 전기톱으로 계속 나무를 잘랐고, 텐트 위로도 나무가 넘어졌으며, 넘어지는 나무에 머리를 다친 사람도 있었다.
새벽에 텐트 부수고 벌목
이날 몸싸움으로 허리와 어깨를 다친 A씨는 "현장 인부는 전기톱을 계속 켜두고 접근을 막으려 위협했다"며 "아침에 다친 사람들이 병원에 갔지만 아침 일찍이라 의사가 없어 제대로 치료를 받지도 못했다"며 새벽의 기억을 묵묵히 되살렸다.
치고 막고 밀치는 사이 잘려나간 나무는 5그루. 다행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조사를 시작했고, 이날 아침의 악몽은 그것으로 끝이 나는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