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를 닮은 편안한 섬, 안도 가는 길

물이 맑고 볼거리가 많은 섬... 갯벌체험과 낚시에 최고!

등록 2010.07.28 10:55수정 2010.07.2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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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남면 안도 섬마을 풍경이다.
여수 남면 안도 섬마을 풍경이다. 조찬현

여수 돌산도 신기마을에서 배를 탔다. 안도를 오가는 배는 철부선인 한림 페리7호다. 돌산의 신기포구와 금오도(여천)를 오간다. 선착장의 방파제에는 어부가 문어잡이 채비에 여념이 없다. 하늘은 파랗고 구름은 하얗다. 오늘(17일) 따라 무더위에 전형적인 여름 날씨를 보인다.

철부선에 올랐다. 1시간 30분 전에 선착장 입구에서 놓쳐버렸던 배다. 그 덕분에 신기마을의 풍경과 문어 잡이 통발을 구경할 수 있었으니 어쩌면 다행이었는지도 모른다. 오후 4시, 배는 물살을 가른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에 이내 기분이 좋아진다. 미지로의 여행, 그것도 섬으로의 여행은 언제나 이렇게 가슴이 설렌다.


 한림 페리7호는 금오도로 향한다. 대부산 정상은 안개로 뒤덮였다.
한림 페리7호는 금오도로 향한다. 대부산 정상은 안개로 뒤덮였다.조찬현

한림 페리7호는 화태도 앞을 지나 금오도로 향한다. 금오도 대부산 정상은 이미 안개가 점령해버렸다. 7부 능선까지 안개가 스멀거리며 내려온다. 반대편의 하늘은 청명하다. 어느새 여수시 남면 금오도의 여천마을포구에 당도했다.

섬을 오가는 안성 콜밴(Call Van)을 불렀다. 이곳 섬 금오도에서 안도를 오가는 콜밴이다. 남면 금오도에는 면소재지에 2대의 택시와 콜밴 한 대가 있다. 여천포구에서 안도까지의 요금은 2만원이다. 콜밴 안에는 흥겨운 트로트 음악이 흐르고 있다.

스치는 풍경이 아름답다. 도로 가장자리에는 어르신들이 위험스레 앉아있다. 콜택시는 키 작은 해바라기가 줄지어 서 있는 섬마을 길을 쏜살같이 내달린다. 언덕길이라 에어컨을 잠시 끄겠다는 운전기사의 말에서 그 높이가 가늠이 된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조금 더 가자 안개가 도로를 꽉 메우고 있다. 장마철 변덕스런 여름 날씨에 안개가 순식간에 이곳 도로까지도 점령해버린 것이다.

부산에서 생활하다 4년 전 고향에 내려와 콜밴 영업을 하고 있다는 운전기사가 이곳이 가장 높은 고지라고 일러준다. 굽이치는 고갯길을 내려서자 남면 면소재지다.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있다. 면소재지를 지나면서 우체국과 고등학교 건물을 보았다.

 안도대교를 달린다. 좌우의 섬들이 숨가쁘게 지나간다.
안도대교를 달린다. 좌우의 섬들이 숨가쁘게 지나간다. 조찬현

원추리꽃길이다. 해바라기와 원추리 꽃이 피어있는 꽃길은 드라이브에 안성맞춤이다. 아름답다. 콜밴이 안도대교를 달린다. 좌우의 섬들이 숨가쁘게 지나간다. 찰나의 풍경이 너무 멋지다.


기러기를 닮은 안도(雁島)는 여수시 남면에 딸린 섬이다. 어선이 안전하게 피항할 수 있는 만이 섬 안쪽에 있어 안도(安島)라고도 한다. 여수 남쪽해안의 34㎞ 지점에 있으며 남쪽에는 연도가 북쪽에는 금오도가 있다. 백금만에는 안도해수욕장이 있다.

 무료진료에 나선 서울 경희의료원과 순천중앙병원 50여명의 한마음 봉사단이다.
무료진료에 나선 서울 경희의료원과 순천중앙병원 50여명의 한마음 봉사단이다. 조찬현

마침 섬에는 외부 손님들이 와 있었다. 서울의 경희의료원과 순천중앙병원 50여명의 한마음 봉사단이 무료진료에 나선 것이다. 안도리사무소 앞에서 만난 어르신(83, 최치윤) 부부는 "무릎이 아파 침을 맞았는데 기분이 좋아요"라며 기뻐했다. 어르신은 20년째 투병 중이었다.


 섬마을 안도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라면이다.
섬마을 안도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라면이다.조찬현

 20년째 투병 중인 어르신 부부다.
20년째 투병 중인 어르신 부부다. 조찬현

 어르신의 셋집 담장에는 할머니의 고운 심성을 닮은 하얀 접시꽃이 활짝 피었다.
어르신의 셋집 담장에는 할머니의 고운 심성을 닮은 하얀 접시꽃이 활짝 피었다. 조찬현

180여 호가 산다는 섬마을 안도에는 4개의 가게가 있다. 마을 초입에 있는 '돌다리슈퍼' 아짐은 "동네장사가 그작 저작 그래요"라며  라면이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이라고 말했다.

마을 입구에서 만났던 어르신의 셋집이다. 담장에는 할머니의 고운 심성을 닮은 하얀 접시꽃이 활짝 피었다.

이장(62, 손민오)을 만났다. 안도는 물이 맑고 볼거리가 많은 섬이라며 자랑이다. 특히 갯벌체험과 낚시에 최고란다. 어촌체험마을인 이곳은 우럭, 참돔, 전복 양식장도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고 했다.

 처마 깊숙한 곳에 입구가 좁고 긴 투구형 집을 짓고 사는 제비 '앵매기' 집이다.
처마 깊숙한 곳에 입구가 좁고 긴 투구형 집을 짓고 사는 제비 '앵매기' 집이다.조찬현

안도리사무소의 처마 밑에는 제비집이 여러 곳 있다. 허나 대부분 처마 깊숙한 곳에 입구가 좁고 긴 투구형 집을 짓고 사는 '앵매기'였다. 한쪽 모퉁이의 제비집에는 제비어미가 새끼들에게 먹일 먹이를 물어 나르고 있다.

 금오도 동남쪽에 위치한 안도해수욕장이다.
금오도 동남쪽에 위치한 안도해수욕장이다.조찬현

 밭뙈기와 멀리 보이는 바다목장, 그 너머의 안도대교 풍경이 아름답다.
밭뙈기와 멀리 보이는 바다목장, 그 너머의 안도대교 풍경이 아름답다. 조찬현

해수욕장이 멋지다고 해서 금오도 동남쪽에 위치한 안도해수욕장을 찾았다. 아늑한 해변, 맑고 고운 모래는 찜질하기에 아주 적합했다. 비교적 조용하고 아담해 가족 단위 피서객들에게 더 없이 좋은 장소 같았다. 드문드문 보이는 피서객들은 해변에 모래성을 쌓고 있다. 파도는 철썩이며 하릴없이 해변을 오간다.

안도 해수욕장을 뒤로 하고 내려오는 길, 바로 앞에 펼쳐지는 밭뙈기와 멀리 보이는 바다목장, 그 너머의 안도대교 풍경이 무척 아름답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안도 #금오도 #안도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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