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뜻한 색의 자전거도로와 석산의 바윗돌로 치장한 멋진 유등천이지만, 정작 물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탁해서 발을 담글 수 없다.
최수경
확실하게 달라진 것은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던 그 복수교에 더 이상 사람이 찾아들지 않는다는 사실. 꼬맹이가 앉아 돌담을 쌓고 놀던 자리는 수위를 알 수 없을 만큼 깊어졌고, 투명해서 더욱 반짝이던 바닥자갈은 탁한 수질로 인해 들어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변했다.
강수욕은 물을 접하고 물속 생물과 대화할 수 있는 '친수' 본연의 뜻에 충실한 행위이다.
대전시의 '3대 하천복원사업'은 물 속 환경은 철저히 배제된 물 밖 환경사업이다. 때문에 사람이 보기좋고, 이용하기 좋고, 편리해야 좋은 사업으로의 일방통행일 수밖에 없다. 멀쩡한 강수욕장을 파헤쳐서 물에서 나오게 한 후, 붉은 립스틱으로 짙게 분장한 길을 걷고 달리게 하는 것이 마냥 잘하는 줄 안다.
게다가 한 술 더 떠 달리기 좋은 자전거도로를 더 즐기면서 달리게 하기 위해 손대지 않기로 약속한 안영동 자연하천구간에도 분칠을 하고있다.
상류는 보존지역으로, 중류는 친수지역으로, 하류는 복원지역으로 하기로 한 합리적 약속도 지키지않는 대전시. 생태복원이라는 명분으로 시민을 우롱하고 말 못하는 생명들을 유린하는 대전시. 금강살리기라는 이름 아래 진행되는 모든 생명 죽이기 사업은 대전의 깊숙한 곳까지 그 마수를 뻗치며 시민의 유등천 즐길 권리를 빼앗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