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관 주인 할머니와 카메라를 보관하고 있던 동네 할아버지
이명주
허겁지겁 여관 안으로 들어서니 할머니가 "와 다시 왔노?" 했습니다. 카메라를 잃어버렸다고, 혹시 못 봤냐 하니 금시초문이란 표정입니다. 그러고는 "우짜노 우짜노" 같이 걱정을 하십니다.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나갈 때 누구 못 봤나" 물으시니 동네 주민인 듯한 할아버지 한 분이 기억났습니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할머니가 옆집으로 갔습니다. 그리곤 "카메라 하나 못 봤나" 하는데 이어서 "거 있길래 내 주서놨다" 하는 대답이 들렸습니다. 그때의 감격이라니…. 놀랍기도 좋기도 해서 펄쩍펄쩍 뛰는데 할머니께서 "돈 만 원 드리라. 술도 받아주고" 했습니다. 사례함이 마땅했습니다. 이만 원을 드릴까 하니 할머니께서 "아이다 그거는" 하십니다. 결국 술도 돈도 됐다 하시는 이웃 할아버지께 억지스레 만 원을 쥐어 드렸습니다.
카메라를 찾은 것 말고 분명 다른 기쁨이 있었습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냐"며 자리를 못 떠나고 있으니 할머니께서 딱 부러지게 한 말씀 했습니다.
"됐다 마. 진해 사람이 이래 좋은기라. 내 그래서 이 동네 이래 오래 안 사나. 어디 가거덩 진해 사람 좋다고 꼭 알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