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인천 자유공원에서 내려다 본 인천내항 일부전경. 인천을항구도시로 생각하는 사람은 인천시민들 중에도 드물다. 하지만 인천은 개항과 더불어 성장한 항구도시다.
김갑봉
인천 앞바다엔 '인천경제'가 넘실'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고뿌(=잔)가 없으면 못 마시니까' 하는 노랫말 때문일까, 어쩌면 인천 앞바다하면 항만을 먼저 떠올리지 않고 '사이다 병'을 떠올리는 이가 있을 수 있고, 공항하면 비행기 타는 곳만으로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인천을 항구도시로 생각하는 사람은 인천시민들 중에도 드물다. 하지만 인천은 개항과 더불어 성장한 항구도시다. 항만이라고 하는 토대가 있어 제조업부터 첨단산업이 발달할 수 있었고, 인천국제공항 또한 '세계의 공장'이라고 하는 중국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국제공항으로 발돋움했다.
인천항만과 공항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인천항만과 공항에서 파생되는 연관 산업은 인천경제가 1년 동안 생산하는 지역 내 총생산(=GRDP, 2008년 기준 약 48조원)의 33%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이는 GM대우가 차지하는 GRDP 비중이 25%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비중이다.
인하대 물류대학원과 인천대학교 무역학부, 신화컨설팅컴퍼니, 인천항만연수원이 올해 5월 공동으로 발표한 '인천항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항재개발 정책제안 연구용역 최종보고서'를 통해 인천항만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항만의 필수산업만을 기준으로 한 생산 유발효과는 2008년 기준 총생산의 7.15%,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조 552억원, 취업 유발인원은 2만 2531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를 직간접 의존산업까지 확대했을 경우, 생산 유발효과는 33.3%,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4조 8919억원, 취업 유발인원은 무려 10만 3618명에 달한다. 2008년 인천경제 제조업의 출하액이 56조 7000억원 규모였는데, 이중 인천항만과 연관돼있는 업종의 출하액은 32조 1000억원으로 56.6%를 차지했다.
일례로 인천시가 재개발을 추진하려했던 인천내항 북성동ㆍ만석동ㆍ화수포구에 있는 대한제당ㆍ대한제분ㆍ대한사료ㆍ대한싸이로ㆍ선창산업 등 5개 회사의 매출액만 2008년 기준으로 2조원에 육박한다. 인천항만공사 만해도 2009년 매출액은 729억 8000만원을 기록했다.
또 인천국제공항공사 만해도 지난해 매출액은 1조 1865억원, 영업이익 4378억원, 순이익 266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5년 동안 매출액과 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시지가로만 5조 7000억원에 달하는 부동산도 보유하고 있는 인천을 대표하는 공기업이다.
이처럼 인천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인천항만과 인천국제공항이 어처구니없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인천항만의 경우 내항은 여전히 재개발 논란에 휩싸여 있고, 인천항만공사는 최근 지방정부의 권한마저 중앙정부가 앗아가는 일이 발생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우 정부의 민영화 추진 논란은 여전히 가시질 않은 상태다.
신항만 조기 안착과 신항로 개설 시급인천항만공사는 '인천' 항만공사답게 인천항만이 인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했을 때 해결해야할 주요 과제로 ▲인천내항 재개발 논란 종식 ▲인천신항만 조기 안착과 항로 개설 ▲인천남항 국제여객터미널의 합리적인 건설방안 마련 ▲인천항만공사의 지방분권 강화 등이 꼽힌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인천내항(1~8부두)에 있는 5개 회사의 매출액만 2008년 기준으로 2조원에 육박한다. 때문에 인천내항 1ㆍ8부두 재개발 계획은 2014년 남항국제여객터미널이 준공 이후로 미루되 공공시설용지로 변경하는 게 타당하고, 2ㆍ3ㆍ4ㆍ5ㆍ7 부두 재개발 계획을 유보하는 것이 인천경제를 위한 길이다.
아울러 인천신항만의 조기 안착이 중요하다. 2008년 기준 인천항의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추세는 20%대의 가파른 상승을 보이며 증가율은 전국 항만 중 1위를 기록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지구 남쪽에 들어설 인천신항만은 이 같은 흐름에 기초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인천신항만은 I-1단계로 2013년까지 각 터미널부두 길이 800m, 부지면적 48만㎡, 3선석 규모의 컨테이너부두(30년 임대)가 들어선다. 그 뒤 2020년까지 컨테이너부두 23선석, 잡화부두 7선석 등 총30선석 규모의 항만이 들어서게 된다. 신항만이 인천경제의 숙원사업이었던 만큼 항로개설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우선 인천과 중국의 항만 간 정기컨테이너(화물) 항로와 정기카페리(=여객) 항로를 확대 개설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한 뒤 "또 정기컨테이너의 안정적인 취항을 위해 인천신항만의 수심을 준설하는 등 제반 여건을 갖추는 것과 더불어 미주와 유럽을 잇는 정기컨테이너항로 개설에 힘을 모아야한다"고 말했다.
인천남항 국제여객터미널의 경우 국토해양부가 배후 부지를 복합 상업용지로 사용을 불허한 만큼 배후 부지가 갖는 물류단지의 역할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때문에 정부와 인천시가 국제여객터미널 건설을 민간자본에서 공공부문 투자로 방향을 전환해 여객터미널의 공공성을 확보해야한다. 즉, 국제여객터미널을 제2의 연안부두로 전락시켜서는 안 되는 것이다.
또한 카페리전용부두는 운영사를 조기에 선정해 투자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 인천국제여객터미널 사업은 특히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준비하는 관광인프라 구축 사업 성격도 갖고 있어, 이 역시 조기 안착과 항로 개설이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인천항만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인천항만공사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인천항만공사는 지난 6월 지방분권에 역행하는 결정을 내렸다. 인천항만공사는 정관 개정을 통해 항만위원회를 사실상 중앙정부에 예속되게 하고, 동시에 인천시장의 위원 추천 몫도 축소했다.
때문에 지방분권의 토대가 되는 지방정부의 경제주권을 무력화하려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인천항만공사의 정상화를 위해 우선 항만위원 구성 비율을 재조정해야한다. 신화컨설팅컴퍼니 최정철 대표는 "항만은 경제자유구역처럼 지역의 특별경제구역이기에 중앙과 지방의 비율을 '5대 5', 즉 12명일 경우 '6(상임 5 + 비상임 1)대 6(비상임 6)'으로 구성해 정부의 항만정책과 인천시정책이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항 민영화 중단과 서해평화지대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