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ㄱ초교 인터넷 누리집
임정훈
경기도 의정부 한 초등학교 교사들이 해당 학교 교장을 상대로 집단민원을 넣고 파면을 요구하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교장이 이들 교사들에게 지속적인 성희롱은 물론, 성적 모욕감 및 외모를 비하하는 등의 발언을 했다는 게 그 이유. 이 과정에서 해당 지역 교육청 담당 장학사가 수차례 학교로 전화를 걸어 교사들에게 이 같은 민원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학교 교사 28명은 집단으로 이 같은 사실을 기록한 민원 진정서를 지난 15일 국민권익위원회와 여성가족부에 보냈다.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내용을 이첩받은 의정부교육청이 20일부터 감사에 나선 상태다.
"임신한 거 아냐?"... 의정부 모초교 교장의 도넘은 발언기자가 입수한 이 진정서에는 의정부 ㄱ초 ㄴ교장이 지난 한 학기 동안 이 학교 대부분의 교사들을 상대로 자행한 성희롱과 인격 모독성 발언이 그대로 정리돼 있었다.
교사들은 "ㄴ교장이 매우 심한 폭언과 성희롱 발언 등으로 폭력적이고 위협적으로 교사들을 통제해 왔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학부모들도 학운위를 통해 이 같은 학교장의 횡포를 두고 설전을 벌인 바 있다고도 했다.
교사들의 주장에 따르면, 올해 3월 부임한 ㄴ교장이 수시로 교사들에게 폭언을 하고 술자리에서 술을 따르라고 강요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행위를 자행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수시로 공적·사적인 자리에서 여교사들을 상대로 "예쁘다, 못 생겼다, 주름이 많다, 내 스타일이 아니다, 쓸개 빠진 년, 넌 내 옆에 앉아라, 내 무릎 위에는 아무나 못 앉는다, ○○이가 입술을 많이 빨아주었냐?, 결혼을 안 한 노처녀라서 그렇다, (미혼 여교사에게) 처녀 맞아? 임신한 거 아니야?" 등의 직설적이고 성희롱적인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ㄴ교장은 또 행정실 여직원들에게도 성적 모욕감을 주거나 불쾌감을 유발하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2010년 상반기 성희롱 예방 연수 설문지 작성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학교운영위원회나 녹색어머니회, 어머니폴리스 등의 활동을 하는 학부모들을 가리켜 교사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미친년들 돌아다닌다" "녹색년들이 교장 길들이려고 하나" "개념 없는 년" 등의 욕설을 하며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를 두고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다는 것이 교사들의 주장이다. "지난해 있던 학교에서는 학부모회를 아예 없애 버렸다"는 이야기도 종종 했던 것으로 전한다.
이 같은 교사들의 주장에 대해 ㄴ교장은 "(진정서의) 내용을 전혀 모른다. 그런 성희롱이나 욕설을 한 적이 없다. 앞뒤 상황을 보면 성희롱이 아니다"라면서도 "나도 상처 받았다. 마음으로 반성하고 있다. 처벌을 받을 것이다"라면서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6일 ㄴ교장은 "국민권익위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민원을 취소하면 사표를 내겠다"라고 교사들에게 제안을 했다가 19일부터 태도를 바꾸어 "사표 낼 생각이 없고, 징계와 감사를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게 교사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