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내천 바닥에 녹조류 같은 것이 끼어 있는 것이 보인다.
성낙선
청계천과 마찬가지로 성내천 또한 하수구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심하다. 산책을 나온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하수구 입구마다 별도의 악취 저감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겉보기에 깨끗해 보인다고 해서 그 이면에 있는 것까지 다 그런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성내천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필요한 일이 어디 이뿐이랴. 자연이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할 일을 인간이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데 무리가 따른다.
사실 성내천 같은 하천에서 수질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다. 성내천은 건천이다. 한강에서 물을 끌어다 흘려보내지 않으면 물 한 방울 흐르지 않을 메마른 하천이다. 원래부터 건천이었던 것은 아니고, 1970년대 하천 바닥을 콘크리트로 뒤덮으면서 가늘게 이어지던 물길이 그나마 아예 끊겨 버렸다고 한다. 그러다 2002년부터 지하철 5호선에서 솟아오르는 용출수와 한강물을 끌어다가 오늘날과 같은 하천을 만들어 놓은 게 성내천이다. 말하자면, 성내천은 일종의 인공하천인 셈이다.
하천 변조 드라마의 절정, 4대강 사업인공하천은 그저 인공하천일 뿐이다. 인공하천은 관리가 필수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자니 자연히 관리들끼리 서로 앞 다투어 공적을 과장하는 '인위적'인 일들까지 발생한다. 복원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인공하천에 재첩이니 갈겨니니 하는 생물종이 되돌아오고 있다고 떠들어대는 데는 정신이 다 아찔하다. (참고 기사 :
성내천에 재첩무리 산다더니, 뻥이었나?)
깨끗한 물에만 산다는 생물들을 모셔 와서 인공하천도 자연하천 못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누가 쓴 시나리오인지 빈틈이 너무 많다. 그런 시나리오로 '하천이 살아나고 있고 한강이 살아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다 죽어가고 있는 4대강도 얼마든지 살려낼 수 있다'고 말하려고 했던 게 아닌가? 의도가 너무 뻔해 그만 실소가 나올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