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염나무
이상기
꽃봉으로 가는 길 주변에는 솔나물, 불두화, 오동나무, 고염나무, 패랭이꽃, 청미래덩쿨 등이 보인다. 불두화와 오동나무, 고염나무는 사람들이 심은 것일 테고, 솔나물, 패랭이, 청미래는 자연 상태로 자라는 것일 게다. 그런데 이들 나뭇잎 사이로 주홍날개 꽃매미가 보인다. 어린 것은 검은 색에 흰점이 있는데, 성충은 등껍질에 빨간 색이 두드러진다. 이 벌레가 포도나무와 가죽나무에 큰 피해를 준다고 한다.
산을 조금 더 오르니 산불 흔적이 역력하다. 소나무 껍질에 그을음이 새카맣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잎을 피우고 사는 소나무들이 보인다. 아마 불기운을 덜 받아 물관까지 타지는 않은 모양이다. 물만 빨아올릴 수 있으면 나무는 산다고 옆에 있던 윤희경 선생이 말한다. 불이 난 곳에는 조록싸리 등 새로운 수종들이 번성하고 있다.